한국전기안전공사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직원들의 위치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기선 의원(자유한국당,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 한국전기안전공사(이하 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 측은 올해 8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스마트근무관리시스템을 시범 운영했다. 대상은 모두 226명으로 서울, 인천본부 등 4개 직할본부 소속 검사 및 점검직에 있는 현장업무 수행자다.
공사 측은 해당 직원에게 법인명의 휴대폰을 지급하고 위치정보 접근을 활성화할 것을 주문했는데 위치정보에 대한 동의 문서로 받지 않았고, 시스템 어플을 최초 실행할 때 ‘위치정보 접근 허용’ 버튼을 누른 것을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했다.
시범운영 대상 현장근무자는 이 시스템을 통해 출근과 퇴근, 작업 시작과 종류 등을 기록할 수 있으며, 점검하는 장소의 작업 내역을 누를 때마다 현재 있는 위치정보가 수집되고 있었다.
김 의원실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측은 법무법인에 ‘위치정보 수집의 법적 저촉사항 여부와 개인 동의하지 않을 경우 수집 가능 여부, 위치 정보 수집에 따른 인권침해 여부’ 등을 질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법률자문 답변에는 ‘동의 없는 위치정보 수집은 그 자체로 인권 및 법익을 침해한다는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명시돼 있었고, 공사 측은 이러한 법률자문에 따라 해당 직원들에게 위치 정보 동의를 받았고, 따라서 위치정보 수집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김 의원실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현장근로자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스마트근무시스템 도입 당시 시범운영 대상자들은 “공사 측에서 진행한 설명회에 참석해 위치정보 수집이 된다는 사실을 들었지만 회사의 방침에 대해 대놓고 반대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한 “회사가 위치정보까지 파악하면서 현장점검원들에 대한 근태를 감시하는 것은 인권침해 아니냐는 불만이 다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기선 의원은 “공사가 도입하려는 스마트근무시스템 도입 목적은 근무계획과 초과근무를 기록키 위한 것이 본래 취지”라며 “현장근로자들의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위치정보 수집 기능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사의 스마트근무관리시스템은 시범운영에서 나온 문제점을 개선한 뒤 내년 상반기에 전국적으로 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