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발전이 김용균을 죽였다”
“서부발전이 김용균을 죽였다”
  • 한윤승 기자
  • 승인 2018.12.1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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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과 대책위, 대통령 사과 요구하며 책임자 처벌 촉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수립 및 배상 등 긴급 요구안 발표
故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는 17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유가족과 기자회견을 열고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故김용균 비정규노동자 사망사고 관련 기본입장을 내고 향후 활동계획을 발표했다. 故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기자회견 하고 있다.
故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는 17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유가족과 기자회견을 열고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故김용균 비정규노동자 사망사고 관련 기본입장을 내고 향후 활동계획을 발표했다. 故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기자회견 하고 있다.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는 17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유가족과 기자회견을 열고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김용균 비정규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한 기본입장을 내고 향후 활동계획을 발표했다.

유가족과 대책위는 문재인 대통령 사과 철저한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 수립 및 배상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안인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및 중대재해기업처벌법 12월 임시국회 내 처리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 현장시설 개선 및 안전설비 완비 등 다섯 가지 요구를 발표했다.

유족과 대책위는 한국서부발전()(사장 김병숙)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해온 충격적인 모습에서 한국 사회가 노동자를 대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며 분노하며 턱없이 부족한 인원, 어둡고 컴컴한 곳에서 헤드랜턴도 없이 일해야 하는 현실을 고발했다.

그러면서 원청과 하청, 재하청으로 이루어진지는 고용구조와 산업재해 통계 은폐 등 연일 쏟아지는 발전소 운영 실태는 가히 충격적이라며 김용균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가 돌아가신 것은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필연적인 사고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뒤늦게 서부발전이 21조로 점검업무를 하라고 지시했지만 인원충원이 없는 조치여서 오히려 노동자들이 점거할 범위가 두 배로 늘어났다김용균씨의 사망은 한국사회에 만연한 위험의 외주화가 남긴 참사라고 강조했다.

유가족을 대표한 김용균씨 어머니는 원청사인 서부발전을 향해 너희들은 인간 쓰레기, 사람이 아니야. 짐승보다 못한 쓰레기들이야라며 니들이 사람이라면 그렇게 열악하고 험악한 곳에서 일 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할 수만 있다면 니들도 내 아들처럼, 똑같이 일하고 컨베이어 속에 갈갈이 찢어 죽이고 싶다며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사태의 책임 묻는다대통령과의 만남을 요구했다.

더불어 내 아이가 일했던 회사에서 똑같이 일하는 동료에게 너희들도 너무 소중한 사람이니 여기서 다치기 전에 어서 그만두라고 했다이렇게 아차 하면 생명 앗아가는 곳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더 이상 죽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대책위는 오는 22일과 29일 서울 도심에서 김용균씨 범국민추모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용균씨 어머님의 발언 전문이다.

 

죽은 김용균의 엄마입니다. 먼저 원청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너희들은 인간 쓰레기, 사람이 아니야. 짐승보다 못한 쓰레기들이야. 니들이 사람이라면 그렇게 열악하고 험악한 곳에서 일 시킬 수 없어. 최소한의 가장 인간성만큼은 지킬 수 있게 해야 했잖아. 할 수만 있다면 니들도 내 아들처럼, 똑같이 일하고 컨베이어 속에 갈갈이 찢어 죽이고 싶어. 그래야 부모의, 감당키 어려운 고통에 갇혀 살아야 하는 것을 느낄 테니까. 아니다. 니들은 짐승만도 못하니까 그런 느낌도 있을지 의문이야. 그렇게 아픔을 느낄 수 있는 가슴이 있을지. 인간 쓰레기들아. 내 아들 내놔라. 그렇지 않으면 평생 용서 못해.”

대통령에게 말합니다. 대통령에게 이 사태의 책임 묻습니다. 공기업에서 어떻게 이토록 무지막지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책임을 져야합니다. 우리 아들,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관계자 처벌을 부탁드립니다. 우리 아들 바람대로 대통령만남을, 아들은 못했지만 우리 부모라도 만나고 싶습니다.

내 아이가 일했던 회사에서 똑같이 일하는 동료에게 너희들도 너무 소중한 사람이니 여기서 다치기 전에 어서 그만두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아차 하면 생명 앗아가는 곳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더 이상 죽지 않길 바랍니다.

아들이 일한 곳에 기자들이라도 데려가서 온 국민에게,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알리고 싶은 게 제 소망입니다. 국가 기밀이라고 해서 봤는데, 뭐가 기밀인지 모르겠습니다. 감출 것이 많아서 일부러 보여주지 않으려고 그런 것 아닌지 의문입니다. 9,10호기에서 아들이 일했는데 지금 그 기계만 서있습니다. 1-8호기 같은 위험에 노출된 곳에서는 계속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멈추십시오. 지금도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 죽음의 일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어제 아들 기숙사에 가봤습니다. 문 앞에 작은 상자가 있었습니다. 택배회사에서 아들에게 온 것이었습니다. 뭔가 하고 봤습니다. 뜯어보니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아들이 집에서 있을 때 영화 <반지의 제왕>을 좋아했어요. 그 영화에 나오는 반지를 사달라고 저에게 말했는데 저는 조금 지나면 그 마음 없어질 줄 알고, 나중에 사고 싶으면 사준다 했어요. 세월이 지나 제가 물었습니다. 아직도 그 반지 사고 싶냐고. 아들이 말하길, 조금 있으면 취업하니 자기가 돈 벌어 산다고 했습니다.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그러라고 했습니다. 문 앞에 뜯어본 소포에 그 반지가 있었습니다. 그렇게도 갖고 싶던 반지였는데, 결국 껴보지도 못하고 저 세상으로 갔습니다.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같이 일하던 동료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월급 받으면 뭐하고 싶냐 했더니 반지 사고 싶다고 했답니다. 애인에게 주려는 거냐 했더니, 예전부터 반지의 제왕 반지가 갖고 싶다고 했답니다.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하루만이라도 더 살았다면 그 반지 껴봤을 텐데. 너무 안타깝고 답답했습니다. 지금도 그 반지 보면 아들에게 전해주고 싶은데, 죽은 아이 손가락에 끼워주면 아이는 알까요? 좋아할까요? 가슴이 미어집니다. 이 반지만 보면 아들의 말이 너무나 생생하게 생각나 가슴이 아픕니다. 그때 해줄걸. 지금 이 반지를 어떻게 전해주면 좋을까요?

제 아들만의 일이 아닙니다. 도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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