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英, 우주탐사 핵심기술 ‘원자력전지’ 개발 맞손
韓-英, 우주탐사 핵심기술 ‘원자력전지’ 개발 맞손
  • 박재구 기자
  • 승인 2019.09.0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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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 영국 Leicester대학 및 NNL과 ‘연구협력 양해각서' 체결
우주용 원자력전지 핵심기술 확보기간 단축, 국제표준 수립 기대
한국원자력연구원 융복합양자과학연구소 정영욱 소장(왼쪽)과 영국 Leicester대학교 부총장보 Iain Gillespie 교수가 ‘우주탐사용 원자력 전원공급시스템 연구협력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융복합양자과학연구소 정영욱 소장(왼쪽)과 영국 Leicester대학교 부총장보 Iain Gillespie 교수가 ‘우주탐사용 원자력 전원공급시스템 연구협력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있다.

 

오늘날 원자력은 전력생산을 위한 발전에만 쓰이는 에너지가 아니다.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를 비롯해 산업용 비파괴검사, 방사선 조사기술을 이용한 식품 멸균, 신소재 개발, 고기능성 원예·작물 육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원자력 에너지가 쓰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미래 우주탐사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주탐사에 원자력에너지를 동력원으로 사용한 첫 사례는 미국에서 시작했다. 미국이 1961년 발사한 항법위성 '트랜짓 4A'에는 방사성동위원소 열전발전기(RTG, Radidisotope Thermoselectric Generator)로 불리는 원자력전지가 탑재됐다. 이후 NASA의 아폴로 프로그램을 필두로 목성 탐사선 '갈릴레오호',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호'에 다수의 RTG를 사용했으며, 러시아연방우주국(RSA)도 우주탐사와 군사적 목적으로 다수의 RTG를 제작·사용해왔다. 

원자력전지는 방사성동위원소의 붕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시스템으로 변환 방식에 따라 열전(Thermoelecric), 베타볼테익(Betavoltaic), 스털링(Stirling), 압전(Piezolelectric)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태양, 바람 등 외부동력원이 없이도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발전기이며, 극저온·고온 등의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우주용으로는 주로 방사성동위원소의 붕괴열을 열전소자를 통해 전기로 변환시키는 동위원소 열전발전기를 사용한다. 배터리는 중량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고 수명도 짧아 우주탐사 분야에서는 적용키 어렵고, 태양전지는 수명은 무한한 반면 전력생산량이 적어 대형 탐사선의 주에너지원으로 적합치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열전기술과 베타볼테익 기술을 이용한 원자력전지를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 중이며, 정부의 달 탐사 개발사업과 산업융합원천기술개발사업, 원자력융복합기술개발사업 등을 통해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이 유럽우주기구(ESA)의 우주용 RTG 개발을 이끄는 영국 Leicester대학교 및 영국원자력연구소(NNL, National Nuclear Laboratory)와 우주탐사용 원자력전지 개발 협력 및 공동연구를 본격 추진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 중인 ‘원자력전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 중인 ‘원자력전지’.

한국원자력연구원 융복합양자과학연구소 정영욱 소장과 영국 Leicester대학교 부총장보 Iain Gillespie 교수, 영국원자력연구소 수석사업화담당관 Kate Fleetwood는 지난 8월 30일(현지시간) Leicester대학교에서 ‘우주탐사용 원자력 전원공급시스템 연구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양해각서는 우주 원자력전지 시스템과 우주용 장치 관련 연구, 우주용 원자력전지의 인허가 관련 국제표준 수립을 위한 협력관계 구축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우주용 원자력전지를 제작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뿐으로 후발주자인 유럽과 한국의 원자력전지 연구진이 교차시험 및 기술교류를 통해 우주용 원자력전지의 완성도를 높이고 국제표준 수립을 위한 협력에도 노력한다는 구상이다.
 
영국과 한국의 연구진은 지난 2017년부터 상호 기술검토를 통해 상대기관의 기술 수준을 분석하며 상호 협력대상으로 인식해왔고, 이번 MOU를 통해 실질적 기술협력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원자력전지에 활용하는 방사성동위원소는 플루토늄(Pu-238)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수입에 의존해야 하고 수급도 쉽지 않은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유럽우주국에서는 Pu-238의 대체재로 아메리슘(Am-241)을 주목하고 있는데 이는 사용후핵연료에서 저렴하게 얻을 수 있을뿐더러 반감기가 432년으로 Pu-238보다 5배나 길어 장기 심우주 탐사에 적합하다. 영국원자력연구소는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통해 Am-241 열원을 제조하는 공정을 개발했으며, 이를 한국에 공급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우주선 사고 시 동위원소 열원의 안전을 확보키 위해 Leicester대학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각각 카본 복합재를 이용한 보호모듈을 설계해 시제품을 제작했으며, 공력가열 모사를 위한 플라즈마 풍동시험 기술에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내충격시험 관련 기술은 Leicester대학이 앞서 있어 상호 기술협력이 가능하다.

열전소자 설계 및 제조기술, 우주선 발사진동에 의한 내진설계 기술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앞서 있고, 열제어구조체 설계기술은 동등한 수준이며, Leicester대학의 시험시설은 한국원자력연구원 대비 우수한 수준으로 기관 간 상호평가를 통한 기술협력으로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력전지 개발 연구를 이끄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중성자동위원소응용연구부 손광재 책임연구원은 “우주탐사용 원자력전지는 선진국의 전략기술로 자체기술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 MOU를 통해 우리나라의 우주용 원자력전지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데에 의마가 있다”며 “영국과의 연구협력으로 원자력전지 핵심기술 확보 기간을 크게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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