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화력서 사망한 노동자 故심장선 씨 영결식 엄수
영흥화력서 사망한 노동자 故심장선 씨 영결식 엄수
  • 한윤승 기자
  • 승인 2020.12.2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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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아버지가 죽었다. 아버지와 아들의 또 다른 이름은 하청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화물노동자가 45t 석탄회 싣는 작업을 하다 3.5m 높이 화물차 적재함에서 추락해 사망
한국남동발전(주) 영흥화력발전본부에서 화물노동자가 석탄회를 싣는 작업 중 추락해 숨진 故심장선씨 영결식이 18일 치러지고 있다.
한국남동발전(주) 영흥화력발전본부에서 화물노동자가 석탄회를 싣는 작업 중 추락해 숨진 故심장선씨 영결식이 18일 치러졌다. 심씨의 부인이 고인의 유류품을 정리하다 운전대에 앉아 오열하고 있다.

한국남동발전(주) 영흥화력발전본부에서 석탄회 싣는 작업 중 추락해 숨진 화물노동자 故심장선씨 영결식이 18일 치러졌다. 사망 발생 20일 만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이날 오전 심씨 사망 발생 장소에서 공공운수노조장으로 영결식을 가졌다.

영결식에는 심씨 유가족을 비롯해 공공운수 노조 관계자와 동료 등 150여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심씨는 지난 11월 28일 45t 화물차에 석탄회를 싣는 작업을 하다 3.5m 높이의 화물차 적재함에서 추락해 숨졌다.

유족은 심씨의 영정에 성수를 뿌리고 어루만지며 고인이 운전하던 BCT 화물차 주변을 돌고 운전대에 앉아 오열하는 등 유류품을 정리했다.

심씨 운전석 아이스박스 안에서는 졸음을 쫒기 위해 마시던 커피와 음료, 사망 전 마지막으로 구매한 편의점 햄버거와 귤 등이 나왔다.

영결식에서 천춘배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본부장 직무대행은 홍상인사에서 “아버지의 마지막 카드결제 내역 3,000원짜리 빵 하나. 따뜻한 밥 한 공기라도 드시고 갔으면…이라던 아들의 흐느낌에 가슴이 먹먹했다”며 “화물노동자는 운전이 자신의 일이지만 운전 외에도 현장에서 상하차, 지게차 운전, 물품 진열 등 자신의 업무가 아님에도 거부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고라도 나면 회사는 우리랑 상관이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화물노동자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이번 사고도 발전소에서 사고가 났지만 발전소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천 직무대행은 또 “안전잔치와 안전 인력이 제대로 갖춰졌다면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다”며 ”사고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더 무겁게 하지 않고서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춘식 장례위원장 공공운수노조위원장은 조사를 통해 “막을 수 있었던 죽음이기에 더 안타깝다. 똑같은 이유로 반복되는 죽음이기에 더 분노한다. 안전장치와 안전인력이 제대로 갖춰졌다면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다”며 “안전장치와 안전인력이 제대로 갖춰졌다면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다”고 말했다.

더불어 “업무 범위를 벗어난 일까지 화물노동자가 하도록 발전소 측에서 강요하지 않았더라면, 아예 일어날 수 없는 사고였다”며 심씨의 죽음을 안타까워 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2년 전 아들이 죽었다. 이번엔 아버지가 죽었다. 아버지와 아들의 또 다른 이름은 하청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였다”면서 “그의 죽음은 씨앗이 되어(중략) 이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라는 꽃으로 피어날 것”이라며 국회를 향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을 촉구했다.

유족을 대표한 심씨의 아들은 “아버지와 같은 일을 하시는 분들이 부디 안전하게 일하실 수 있도록, 꼭 안전이 첫 번째가 돼서 앞으로는 안전해졌으면 좋겠다”며 “(같은) 일을 하는 분들이 매일매일 돌아오길 기다리는 가족의 품으로 꼭 돌아갈 수 있도록, 회사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인사했다.

송경동 시인은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故 심장선 화물노동자 영전에 드리는 詩를 읊으며 애도했다.

화물연대 관계자들이 故심장선씨의 영정에 헌화하고 있다.
화물연대 관계자들이 故심장선씨의 영정에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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