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 에너지전환 저해하는 '적폐'
낙하산 인사, 에너지전환 저해하는 '적폐'
  • 한윤승 기자
  • 승인 2021.01.22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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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공기업의 잇단 외부인사 영입…시장형 공기업 전환 취지 무색
발전사 사장 30명 중 관료와 한전 출신 인사만 19명으로 64% 차지
한국남부발전(주)이 풍력발전 분야의 효율 증진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 접목에 나선다. 남부발전은 이 기술이 보안위협 대응과 풍력발전 예측진단 시스템 접목 등을 통해 디지털·그린 융복합 뉴딜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정암풍력발전단지 전경.
한국남부발전(주)이 풍력발전 분야의 효율 증진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 접목에 나선다. 남부발전은 이 기술이 보안위협 대응과 풍력발전 예측진단 시스템 접목 등을 통해 디지털·그린 융복합 뉴딜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정암풍력발전단지 전경.

5개 화력발전 사장 공모 소식에 한전 및 관료 출신들이 대거 선임될 것이라는 하마평과 내정설까지 돌면서 이들이 과연 전문가인가 하는 자격 논란으로 전력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산업부 출신의 내정설과 관련해 정부가 2011년 자율과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발전공기업을 시장형 공기업으로 전환한 취지와도 어긋난다는 논리로 철회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한전 인사 하마평에 대해 한전으로부터 발전사들이 분사한 지 20년이 지나 조직문화도 다르고, 무엇보다 에너지전환과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사업을 경험하거나 도전해 본 경험이 없는 만큼 한전 인사를 에너지 전문가보다는 조직관리자로 봐야 하지 않냐는 의견이다.

발전사 관계자 A는 "일단 분사 20년이 된 지금 그들은 발전사 기업문화도 잘 모르고 흐름도 잘 몰라서 때우기식으로 임기를 보내는 경우가 왕왕 있다"면서 "기존의 발전사들이 수립한 계획과 다른 느닷없는 계획을 내걸고 혁신이라는 미명하에 구성원들에게 물적·시간적 손해를 입히는" 폐해를 들어 한전과 산업부 출신의 선임에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

또다른 관계자 B는 "발전사는 이제 정치권이 다됐다. 학연, 지연, 혈연에 정치권 인맥 등을 총동원한 낙하산 사장들이 몰려 오고 있다"면서 "위에서 꽂아 내리는 낙하산 인사는 에너지전환을 저해하는 적폐 중 하나"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에도 결국은 한전맨, 또는 관료가 발전사 사장직 대다수를 차지할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지난 20년간의 데이터가 결과를 말해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 남동발전, 내부 출신 사장 유일하게 全無…중부발전은 관료 출신이 점령

이에 한국남동발전(주)을 비롯한 5개 화력발전이 지난 2001년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분사한 이후 총 30명의 역대 발전사 사장 출신 형황을 정리해 봤다.

표에서 보여주듯 지난 20년간 발전사 사장을 역임한 인원은 총 30명. 이 가운데 한전과 관료 출신 인사만 19명으로 무려 64%나 차지했다.

지방이전으로 본사를 이전한 이후에도 한전과 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는 끊이지 않았다

좀 더 세분화해 분석해 본 결과, 한전 출신의 인사들이 발전사 사장직을 절반이나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점유율로 살표 보니 한전 출신의 인사는 총 12명으로 절반에 가까운 40%에 이른다.

화력 발전사 내부출신의 인사가 사장으로 발탁, 승진한 경우는 총 8명으로 26%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부와 기재부 등 정부 관료 출신의 인사가 차지하는 비율도 만만치 않았다. 관료 출신은 7명으로 23%에 달하는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남동발전의 경우 지금까지 7명의 사장을 맞으면서 단 한번도 내부 출신의 사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지난 20년 동안 한전 5명, 민간기업 출신 2명이라는 기록(?)을 세워 ‘내부 승진자 불임 회사’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화력발전 5사 역대 사장 출신 현황.
화력발전 5사 역대 사장 출신 현황.

■  내부인력의 단결과 통합 아우를 합리적 인선을 기대

한국중부발전(주)의 경우 관료 출신의 인사만 5명, 내부출신 2명, 민간기업 1명으로 한전 인사가 전무하다. 올해 한전맨들의 도전과 하마평이 일찍부터 거센 이유다.

그동안 중부발전 사장 자리는 늘 ‘산업부의 몫’이라는 조롱이 뒤따랐다. 하지만 전임 사장과 현직 모두 내부출신이 차지하면서 경영평가와 청렴도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자존심을 지켰다.

한국서부발전(주)은 한전 3명, 한수원과 내부출신 각각 2명 등 상대적으로 경력이 다양한 인사들로 채워졌다.

외부 인사들이 유독 많았던 한국남부발전(주)의 경우 민간기업 인사 2명과 남동발전 및 한수원 출신의 인사가 사장을 역임하는 등 굴곡이 많았다. 우여곡절 끝에 남부발전 출신의 사장을 연이어 배출하기도 했다. 현재 교수 출신의 신정식 사장이 임기 만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동서발전(주)은 한전 인사 4명, 기재부와 산업부 출신의 인사가 연이어 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내부 출신 사장은 이용오 전임 사장이 유일하다.

김용진 사장(전 기재부 차관)에 이어 박일준 현 사장(전 산업부 기획조정실 실장)이 선임되면서 동서발전은 ‘정부의 몫’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게 됐다.

한전 및 산업부 출신 사장 내정설에 발전사 관계자 B는 "전력산업에 이해가 깊고, 조직을 잘 추스릴 사람이 늘 전문가였다"는 자조와 함께 "이번에도 회사 내부를 잘 모르는 그런 전문가가 사장으로 와서 남동발전처럼 옵티머스 건과 같은 이상한 지시나 내리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로 발전사 직원들은 안절부절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 C는 "발전회사는 연료전환을 눈 앞에 두고 있는 만큼 내부인력의 단결과 통합을 아우를 수 있는 합리적 인선이 되길 기대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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