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준위 방폐물’ 재활용 기술개발…처리·처분 새로운 해결책 제시
‘저준위 방폐물’ 재활용 기술개발…처리·처분 새로운 해결책 제시
  • 박재구 기자
  • 승인 2021.04.13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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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 원전 방사성폐기물 이용 ‘중성자흡수체 제조기술’ 개발
방폐물 처분비용과 ‘중성자흡수체’ 수입비용 절감 일석이조 효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물리화학적으로 안정적인 탄화붕소(B4C)로 전환해 ‘중성자흡수체’로 업사이클링(단순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새롭게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은 박환서 고방사성폐기물처리연구실장(왼쪽)과 이기락 선임연구원이 탄화붕소 중성자흡수체 시제품을 들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물리화학적으로 안정적인 탄화붕소(B4C)로 전환해 ‘중성자흡수체’로 업사이클링(단순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새롭게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은 박환서 고방사성폐기물처리연구실장(왼쪽)과 이기락 선임연구원이 탄화붕소 중성자흡수체 시제품을 들고 있다.

 

방사성폐기물은 원자력발전소뿐만 아니라 병원, 산업체, 연구기관에서 방사성물질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생긴다. 일반폐기물처럼 함부로 버릴 수 없기 때문에 200리터 드럼 안에 안전하게 포장해 경주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으로 보내는데 한 드럼 당 1,500만 원 정도로 처분비용이 높다. 이 때문에 방사성폐기물을 만들어내는 원자력사업자 입장에서는 폐기물 부피를 줄여 처분비용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주요 관심사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원전 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하지 않고 물질의 특성을 활용해 재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원자력발전소에 보관중인 수만 드럼 분량의 방사성폐기물 처리·처분에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물리화학적으로 안정적인 탄화붕소(B4C)로 전환해 ‘중성자흡수체’로 업사이클링(단순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새롭게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방사성폐기물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여 처분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고가의 중성자흡수체 구입비까지 절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기술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으로 원자력연구원 고방사성폐기물처리연구실의 박환서 박사 연구팀에서 개발한 이 기술은 원자력발전소 내 보관중인 폐활성탄(약 5,000드럼, 200L/드럼)과 붕산을 함유한 건조분말(약 20,000드럼, 200L/드럼)을 이용한다. 폐활성탄의 구성성분인 탄소(C)와 붕산건조분말 중 붕소(B)를 탄화붕소(B4C)로 합성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 시 핵분열을 방지하는 중성자흡수체로 활용한다. 

활성탄은 마이크로웨이브를 흡수하면 발열하는 특성을 가진다. 산업용으로 흔히 쓰이는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 장치를 이용해 폐활성탄과 붕산폐액 건조분말을 1,500℃ 이상으로 빠르게 가온하면 탄소와 붕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물질은 휘발해 분리되고 탄화붕소가 형성된다. 탄화붕소는 중성자 흡수능력이 뛰어난 대표적 물질이다.

연구팀은 여기에 운영·해체과정에서 상당량 발생하는 금속류 폐기물 중 극저준위 금속폐기물을 이용해 중성자흡수체를 담는 지지체까지 제조함으로써 폐기물 양을 더욱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극저준위 이하 방사성폐기물 재활용은 단순히 물리적 형태의 전환을 통해 방사성폐기물 처분동굴의 채움재, 관리시설 내 차폐재, 보조 인공구조물 등으로 활용하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서로 다른 세 가지 방사성폐기물을 합성하고 재구성해 활용토록 가치를 부여하는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방식이라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단순히 탄화붕소(B4C)로 전환만 해 처분할 경우에도 현재 폐활성탄과 붕산폐액 건조분말보다 물리화학적 안정성이 뛰어나 특수용기(HIC, High Integrity Can)를 활용하지 않고 경주처분장의 처분인수기준을 만족할 수 있다. 또한 처분부피를 약 30% 이하로 경감할 수 있어 3.000억 원 이상(현재 처분비용 약 1,519만원/200L 드럼 기준)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 시 임계제어용 중성자흡수체로 제조해 활용할 경우에는 중성자흡수체(저장용기 1개당 수천만 원)의 구입비용을 절감하고, 사용한 중성자흡수체를 처분하는데 드는 부담도 없앨 수 있다.

원자력발전소에서는 매년 공기정화계통에서 폐활성탄 약 100드럼, 원자로 감속재로 쓰이는 붕산도 약 수백드럼 발생한다. 또한 고리 1호기 등 원자력발전소 해체과정에서는 배관, 부품 등 금속류 폐기물이 호기 당 수천드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활용할 경우 폐활성탄과 붕산은 전량 새롭게 활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원자력시설 해체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속류 폐기물의 경우 처분부담이 크기 때문에 같이 활용하면 비용 경감효과는 더욱 크다. 

연구팀은 현재 대상 방사성폐기물의 방사화학적 특성평가, 물질의 취급이 용이한 원료화 공정, 공정의 단순화를 위한 재료합성공정, 중성자흡수체를 다양한 형태(금속-세라믹, 금속, 복합체 등)로 제조하는 개념을 도출했다. 이를 통해 방사성폐기물을 원료화·재료화하고 제품을 제조하는 전체 공정을 실험실 규모로 모의 시현해 성공했으며, 핵심 기술에 대한 4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로 부피감용을 위한 탄화붕소(B4C) 전환 처분 기술과 탄화붕소를 중성자흡수체로 활용하는 기술을 실용화한다는 목표다. 이후 원전의 해체폐기물 처리와 사용후핵연료 저장에 이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도록 관련 산업계 및 학계와 협력해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원자력연구원 고방사성폐기물처리연구실 박환서 실장은 “일반 산업폐기물을 재활용하듯 방사성폐기물도 또 하나의 유용한 자원으로 발상을 전환하면 국내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커다란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며 “향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실용화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운영 방사성폐기물을 마이크로웨이브 장치로 처리해 원료로 전환하는 장면(왼쪽)과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 장치에 원료화된 모의 폐기물을 투입해 탄화붕소로 합성하는 장면.
원전 방사성폐기물을 마이크로웨이브 장치로 처리해 원료로 전환하는 장면(왼쪽)과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 장치에 원료화된 모의 폐기물을 투입해 탄화붕소로 합성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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