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용균 추모조형물 태안발전본부 정문에 우뚝
故 김용균 추모조형물 태안발전본부 정문에 우뚝
  • 한윤승 기자
  • 승인 2021.04.2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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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발전본부, 산사람을 위한 추모공간으로 재탄생
출근하는, 일터의 위험을 지켜보는 감시자 모습으로
안전하게 퇴근하는 동료와 함께 하는 노동자로 자리
故 김용균 노동자를 추모하는 조형물이 28일 한국서부발전(주) 태안발전본부 정문 앞에 세워졌다.
故 김용균 노동자를 추모하는 조형물이 28일 한국서부발전(주) 태안발전본부 정문 앞에 세워졌다.

 

“산업재해라는 것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꾸고 싶다.”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인 4월 28일.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故 김용균 추모조형물이 한국서부발전(주) 태안발전본부 정문 앞에 세워진 이유다.

안타까운 죽음이 추모조형물을 세우는 목적, 이유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 일하다 아프지 않게, 죽지 않게
2018년 12월 10일 故 김용균 노동자 사망 2년 4개월 여만에 추모조형물이 세워졌다.

故 김용균 노동자를 추모하는 조형물 제막식은 사단법인 김용균 재단 주최로 강은미(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회의원, 신현웅 정의당 충남도당위원장, 김용균 재단,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조합원, 태안화력하청 발전 노동자 등 10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사)김용균 재단은 이날 “4.28 죽은자를 추모하고 산자를 위해 함께 싸우는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입니다. 너무나 선명하게 남은 기억들은 개인의 상처가 아닙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사회적 기록이자, 다시는 되풀이되지 말아야 할 아픔입니다”며 사회적 아픔을 끝내기 위해서, 청년비정규직 김용균과 다른 김용균들이 ‘사회의 기억’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故 김용균 추모조형물 제막식을 갖게 된 배경으로 설명했다.

故 김용균 노동자 추모조형물은 힘찬 노동자의 출근하는 모습으로, 일터의 위험을 지켜보고 있는 감시자의 모습으로, 안전하게 퇴근하는 동료와 함께 하는 노동자로 태안발전본부 정면에 자리하고 있다.

조형물은 죽음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처벌을 위한 투쟁기간 중 시민들이 마음을 담아 하나하나 써준 쪽지들 위에 서 있다.

조형물 아래에는 ‘일하다 아프지 않게 죽지 않게!’라는 바람이 담긴 문구가 눈길을 끈다.

더불어 “2018. 12. 10.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김용균은 위험이 외주화된 죽음으로 산안법 개정, 기업처벌법 제정 운동의 마중물이 되었다. 노동자의 존엄과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위해 김용균을 기억할 것이다”는 김용균 투쟁의 의미를 담아 정리한 문구도 함께 새겨져 있다.

■ 산사람을 위한 추모의 공간…사회의 기억 공간
故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인 김미숙씨는 “조형물을 세우자고 사측과 합의한지 벌써 2년이 넘었다”면서 “늦게나마 ‘그 쇳물 쓰지마라’ 노랫말처럼 이제라도 회사 정문 앞에 세울 수 있게 되서 참 다행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균이 형상을 여기에 세우는 이유는 아들을 잊지 않고 기억함으로, 또 다른 용균이들과 후세들이 일하면서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누리며, 누구나 행복을 꿈꿀 수 있는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데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길 바라는 것”임을 강조했다.

故 김용균 노동자의 동료들은 추모조형물을 세우는 의미와 다짐 등의 발언을 차례로 이어갔다.
먼저 이태의 씨는 “주먹 쥐고 내딛는 용균의 모습을 우리 앞에 세워 주셔서 감사하다”며 “빛을 생산하는 노동자들에게는 김용균이 서 있는 이 자리가 안전을 다짐하고 위로 받는 자리가 되길 더 바란다”고 발언했다.

이어 최진일 씨는 “한 사람을 위한 조형물이 세워진다는 것은 그를 아는 모든 사람, 그의 죽음을 기억하는 모든 사람이 그의 죽음을 추모할 이유와 가치가 있다고 동의하는 것”이라며 “나아가 더 많은 사람에게 그 이유와 가치를 알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형물이 현장의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동료가 되기를” 바라며 “굳어있는 조형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투쟁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깃발이 되기를” 희망했다.

현정희 씨는 “오늘 4월 28일은 세계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이라며 “노동자로서 일하다가 살아서 퇴근하지 못한 노동자들은 기억하는 날에 고 김용균 노동자 추모조형물 제막식을 하는 뜻은 이런 현실을 우리가 바꾸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대로 씨는 “추모조형물이 용균씨의 가족들에게 제발 작은 위로와 우리가 원하는 아주 당연한 세상에 대한 희망. 그 시작점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용균씨의 사고를 막지 못한 미안함.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또 다른 이들의 사고를 막지 못하고 있는 미안함. 앞으로 계속될 사고를 예방하고 있지 못한 미안함. 그런 미안함들을 조금이라도 대신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미숙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28일 한국서부발전(주) 태안발전본부 정문에 세워진 故 김용균 노동자의 조형물을 어루만지며 바라보고 있다.
김미숙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이사장이 28일 한국서부발전(주) 태안발전본부 정문에 세워진 故 김용균 노동자의 조형물을 어루만지며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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