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신고리 5·6호기 ‘스틸그레이팅’, 품질미달 의혹
[국감] 신고리 5·6호기 ‘스틸그레이팅’, 품질미달 의혹
  • 박재구 기자
  • 승인 2021.10.1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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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의원, “시험 통과하기 위해 제작된 제품으로 성적서 발급 후 성능미달 제품 납품”

김성환 의원(더불어민주당,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은 10월 12일 한국수력원자력(쭈)(이하 한수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현재 공사 중인 신고리 5·6호기에 납품되고 있는 철재 바닥판(스틸그레이팅)이 ‘한수원 성능규격에 미달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한수원의 적극적인 검증과 해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제품은 일명 ‘논슬립 그레이팅’이라고 부르는 철재 바닥판으로 원자력발전소뿐만 아니라 대규모 플랜트, 도보로, 배수로 덮개 등으로 널리 쓰이는 제품이다. 한수원의 품질등급상 안전에 직결되는 Q/A등급이 아닌 비안전등급(S등급) 물품이지만 한수원은 원자력발전소의 업무환경에 요구되는 미끄럼방지, 내하중 성능을 기술규격에 별도로 명시하고 있다. 

한수원의 기술규격상 미끄럼성능은 독일 기준인 ‘DIN 51130의 R11 등급’을 요구하는데 19°~27° 기울기로 기름을 도포한 표면에서 미끄러지지 않는 정도에 해당한다. 하지만 현재 납품·설치된 제품은 돌기가 외부로 돌출되지 않은 구조(돌기비돌출형)로 구조상 R11을 충족할 수 없다는 것이 제보자의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돌기비돌출형은 돌기돌출형에 비해 미끄럼성능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신 전면 가용접 공정을 생략할 수 있어 인건비 및 생산시간을 약 30% 단축시킬 수 있다.

성능미달의 제품이 납품될 수 있었던 것은 시험성적서를 받는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납품업체의 전 직원의 진술에 의하면 시험 통과를 위해 시료를 별도 제작해 시험을 수행하고 실제 납품은 다른 제품으로 했다는 것이다. 

시험을 담당한 KTR(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의 담당자는 “시료와 실제 제품의 동일성을 판단하는 것은 시험기관의 역할이 아니다”며 “시험을 수행했던 시료는 돌기가 튀어나온 부분이 있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돌기가 튀어나오지 않으면 미끄러진다”고 말했다. 이는 돌기가 튀어나오지 않은 제품으로 시험을 통과했다는 납품업체와 한수원의 주장과는 상반된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지정기관의 시험성적서를 제출받아 성능을 확인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한수원은 이미 현재 납품하고 있는 업체가 지난해 11월 미끄럼 성적서를 위조해 제출했던 것을 적발한 바 있다”며 “그럼에도 한수원은 납품업체에 시험성적서를 다시 제출할 것만을 요구한 뒤 그 결과를 신뢰하고 별도로 자체 성능검증을 수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안전과 관련된 하중성능의 미달 의혹도 함께 제기된 점이다. 납품사 전 직원에 따르면 당시 하중성능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뒷면에 철판을 덧대고 시험을 수행했는데 실제 납품할 때는 철판을 덧대지 않은 제품을 납품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시험기관인 KTR에 확인한 결과 최소한 3회의 하중시험에서 뒷면에 철판 보강재를 덧댄 채로 시험을 수행했음이 밝혀졌고, 이 중 최소 2건이 한수원에 제출됐다”며 “보강재 덧댐이 하중성능 결과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논슬립 그레이팅 성능이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신한울 1·2호기 건설과정에서 절반만 용접된 바닥판이 납품·설치된 것이 경쟁사의 문제 제기에 의해 적발된 바 있다. 당시 한수원은 공정 90% 단계에서 뒤늦게 불량제품 납품을 인정하고 전량교체를 결정했다. 

김 의원은 “당시에도 한수원이 물품의 시험성적서만 확인하고 실제 납품되는 제품의 인수검사를 소홀히 한 것이 바닥판 전량교체의 원인이었다”며 “한수원은 현재 설치됐거나 납품 중인 제품에 대한 미끄럼, 하중성능을 공개 재검증해 이 논란을 조속히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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