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저질 석탄의 수입’이 김용균 노동자 죽음의 이유
[국감] ‘저질 석탄의 수입’이 김용균 노동자 죽음의 이유
  • 한윤승 기자
  • 승인 2021.10.1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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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 의원, 서부발전과 ‘오픈블루’ 거래 내역 공개
서부발전 전 연료팀장, 매출액 720억 선사와 유착 의혹 제기
책임자 징계 및 배임죄 고발 요구…박형덕 사장 “종합적 검토해 조치” 언급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질의하는 모습.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질의하는 모습.

 

류호정 의원(정의당)은 박형덕 한국서부발전(주) 사장을 증언대로 불러 세워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에 관해 질의했다.

류 의원은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의 죽음의 이유로 세 가지로 꼽았다.

먼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위험의 외주화 ▲안전 관리 의무 위반에 이어 “올해는 다른 각도에서 그 이유를 살펴보려고 한다”며 저질 석탄의 수입 문제에 대한 질의를 시작했다.

류호정 의원은 저품질 석탄 수입의 원인을 ‘석탄비리’로 꼽았다. 석탄공급회사와 발전사 직원 간 유착에 의해 저질탄 수입이 암암리에 이뤄진다는 것이다.

류 의원의 이러한 의혹 제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국정감사에서 김성환 의원, 2020년 국정감사에서는 김성환 의원과 류호정 의원이 질의한 바 있다.

류호정 의원은 현장 노동자들의 이야기부터 전했다. 2009년 이후부터 저질탄 수입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많아졌다는 거다.

발전 5사는 2009년에 ‘유연탄 심판분석 기준 합의’를 통해 발열량 오차 허용 기준을 완화했다. 저품질 석탄이 들어오기 용이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그리고 서부발전은 ‘오픈블루’라는 석탄공급회사를 독점 에이전트로 선정했다.

서부발전이 류호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12월부터 2년 동안 오픈블루가 서부발전에 공급한 석탄은 약 30만 톤이다. 그런데 6건 중 5건은 계약열량과 발전소 분석열량 간 차이가 큰 ‘저품질 석탄’이다.

심판용 샘플인 ‘엄파이어 샘플열량’은 아예 공란이다. 류 의원은 “이런 회사를 부정당업체로 지정하기는커녕, 거래량을 계속 늘려왔다”라고 지적했다.

류호정 의원이 오픈블루 측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서부발전과 오픈블루 사이 석탄 공급은 같은 기간 13건, 약 68만 톤이다.

류 의원은 “서부발전이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와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면서 “서부발전의 자료가 허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답변을 잘 하지 못하겠다”라며 회피했다.

류호정 의원은 “(매출액을) 전부 다 합치면 6,000만 달러, 720억 원 정도 된다”면서 “저품질 석탄을 계약열량을 무시하는 회사로부터 720억 원어치 거래했다는 것”이라 말했다.

이어 오픈블루가 COA(열량분석보고서)를 위조한 증거를 내놓으면서 “이걸 위조하면 '인수거절' 자체가 안 된다. 이걸 위조할 수 있는 회사는 저품질 석탄을 서부발전에 마음대로 보낼 수 있다는 뜻”이라며 “이 모든 것이 서부발전과 오픈블루의 유착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류호정 의원은 오픈블루 관계자와 곽 모 부장 사이의 유착 정황이 담긴 판결문 일부를 공개했다. 

판결문에는 이들이 서부발전과 오픈블루 간 거래 건수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한 2010년부터 만나 교류한 정황이 담겨있다. 금전 대차 관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류 의원은 서부발전에 곽 모 부장에 대한 ‘징계절차 착수’와 ‘업무상배임죄 고발 조치’를 주문했다. 

곽 모 부장이 2014년 체선료 부당지급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있었던 석탄비리와 관련해서는 아직 법적 판결을 받지 않았다는 게 류 의원의 주장이다.

류호정 의원은 김 모 부장의 ‘명예회복’과 ‘내규에 따른 보상’도 주문했다. 김 모 부장은 해외법인장 재직 시절 저품질 석탄 구매 사실을 인지하고 서부발전에 공익신고했지만,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2019년 국정감사에서 이런 사실이 드러나 서부발전이 일부 잘못을 시인하였음에도 한 달 뒤 보도자료를 통해 김 모 부장의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김 모 부장은 얼마 전 서부발전을 상대로 한 징계무효확인소송에서 승소했지만 어떠한 사과도 받지 못했다.

류호정 의원은 “이건 단순한 공무원 비리 사건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서부발전 사장을 향해 “책임자 처벌은 뒤로하고, 내부고발자를 배신자로 낙인찍는 일이 대한민국 공기업에 일어나선 안 된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은 “곽 모 부장에 대한 민사소송과 서 모 부장에 대한 행정소송의 결과를 보고, 의원님 말씀대로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치하겠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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