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의 옷을 입은 동서발전의 중국시장 도전
‘실용’의 옷을 입은 동서발전의 중국시장 도전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4.08.1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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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의 전문성+공기업 동서발전의 신용+한 중소기업의 경험 모은다
중국 화력발전 전문가 초청, 교류로 물꼬 튼다…‘실용주의’ 시장개척 추진

▲ 지난 7월 14일 중국 상하이 푸둥신구에 있는 (주)세코 상하이 사무소에서 열린 ‘동서발전 중소기업 중국 사무소’ 현판식에서 이경로 동서발전 상생조달처장(사진 오른쪽 세 번째)과 송용섭 동서발전 중소기업협의회 회장(왼쪽 두 번째)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좌측부터 김종국 기계산업진흥회 본부장, 송용섭 동서발전 중소기업협의회 회장(세코 대표), 이경로 동서발전 상생조달처장, 박영탁 기계산업진흥회 부회장. [사진=동서발전 동반성장센터 제공]

해외 시장을 공략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 이 시간 현재도 수많은 기업가들이 자본과 기술, 세계 어느 시장에 내어 놓아도 손색없는 제품을 들고 ‘글로벌 시장’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을 것이다. 규모가 작고, 생존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의 한계를 누구나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전력산업의 대표주자인 한전을 비롯해 한전의 발전자회사 스스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기 위해 해외 전력시장의 문을 노크하고 있다. 아울러 수많은 전력 공기업의 협력 중소기업들도 기업 스스로는 물론 한전과 발전자회사의 직간접적인 도움을 받아 해외 전력시장 개척을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니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 동반성장센터 사무소를 둔 한국동서발전(사장 장주옥/이하 동서발전)은 최근 눈을 중국시장으로 돌리고 있다. 동서발전은 지난 달 14일 중국 상하이 푸동신구에서 ‘동반성장 중소기업 중국 사무소’의 문을 열었다. 이날 개소식에는 박영탁 한국기계산업진흥회 부회장을 비롯해 이경로 동서발전 상생조달처장, 상하이 코트라 관계자, 동서발전 중소기업협의회 소속 회원사 등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했다.

동서발전이 이번에 중국 사무소를 만든 까닭은 동서발전 중소기업협의회 소속 회원사는 물론, 중국 시장 개척을 추진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이번 중국 사무소가 문을 연 계기는 지난 10여 년간 중국 시장을 개척해 온 한 중소기업 대표의 경험과 제안에서 시작됐다. 

■왜 중국인가?
올 초 동서발전 중소기업협의회 회장에 취임한 송용섭 (주)세코 대표는 장주옥 동서발전 사장과의 ‘상견례’에서 거대한 중국 발전시장을 진출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발전 전문가와의 교류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동서발전의 중국 사무소가 절실하다는 ‘교두보’론을 제안했다. 지난 10년간의 중국시장 진출 경험과 상하이에 ‘대표처’를 낸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서발전의 힘을 보태 대한민국 중기 제품의 우수성으로 중국의 발전 시장을 노크해 보자는 제안을 했다.

이에 장주옥 동서발전 사장은 송용섭 대표의 제안을 실무진에 검토하게 했고, 그 결과 지난달 중국사무소가 문을 열게 된 것이다. 왜 중국시장일까?

“우리나라는 화력 발전사가 5개다. 5개 화력발전사의 대표 발전소가 5개라고 한다면, 큰 규모의 발전소는 대략 25곳이다. 그런데 우리(세코)가 조사한 바로는 중국의 대형 화력발전소는 약 270여개 된다. 발전소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까, 어디에 무슨 발전소가 있는지 정보가 알려져 있지 않다.”

송용섭 동서발전 중소기업협의회 회장은 “중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1위다. 수출 1위, 수입 1위의 그런 중국시장을 버려둘 순 없다는 취지에서 동서발전에 제안한 것”이라고 말한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14년 8월 10일 현재 우리나라 발전설비 용량은 9,016만㎾. 중국은 어떨까? 코트라가 지난해 발간한 ‘세계 주요국 전력시장 현황’을 보면, 2012년 중국의 발전용량은 114,400만㎾ 규모다. 특히 화력발전 규모도 우리나라 전체 발전량을 훨씬 초과한 81,900만㎾에 이른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02년 시행된 전력체계 개혁 방안에 따라 5개 발전회사와 2개 송전회사로 분리되어 있다. 중국은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국가전력감관위원회를 두고 그 아래 크게 국가전망과 남방전망 등 2개의 송배전 부문 회사가 각각 5개의 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주요 발전사는 화능, 대당, 국전, 화전, 전력투자집단공사 등 5개의 발전집단과 독립발전사업자 등이 혼재한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이 수출입하는 주요 발전 설비는 가스보일러와 터빈, 발전기 및 부품 등이다. 보일러와 터빈의 경우, 중국내 생산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수출이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고도기술이 수반되는 발전기 및 부품 분야는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 전력산업의 12차 5개년 계획의 기본 방침은 “수력발전 우선개발, 석탄발전 고도화, 원자력발전의 고효율적 발전, 신재생에너지의 적극적 추진, 천연가스 집중발전의 적절한 추진 및 지역별 분산식 발전 개발”에 있다고 한다. 특히 화력발전의 경우, 오는 2015년까지 약 9.68억㎾의 설비규모가 될 전망이다.

▲ 동서발전의 중국 사무소 현판
■ 동서발전 중국 사무소가 문을 열기까지
동서발전은 지난 2012년부터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4개국을 대상으로 발전기자재 에이전트와 중소기업 우수제품의 수출대행 업무협약을 체결해 중소기업이 국내에서 에이전트를 통해 해외 판로를 개척하는 동시에 동서발전이 건설할 예정인 현지 발전소에 납품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동서발전은 지난 2013년 10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동반성장 중소기업 인도네시아 사무소’를 개설해 동서발전 현지 직원이 중심이 되어 국내 중소기업의 동남아시장 판로개척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 결과 중소기업인 파워닉스가 200만 불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등 중소기업의 동남아시장 전진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송용섭 동서발전 중소기업협의회 회장은 “동서발전이 협력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에 많은 힘을 쏟고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 보면 그런 지원에도 불구하고 한계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좀 더 세밀한 접근과 효율성이 높은 방안을 찾아 가까운 중국시장을 개척해 보자는 취지로 우리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중국 상하이 사무소를 공동으로 이용하자는 제안을 동서발전에 했다”고 말한다.

송 회장은 “상하이에 있는 세코의 중국 사무소는 중국식으로 표현하면 ‘대표처’다. 중국시장에서 공식으로 인정되는 외국인 영업장소다. 대표처를 통해 중국내에서 영업 행위를 할 수 있다. 그 나머지는 그냥 관광객이다. 원칙적으로 우리 중소기업도 가서 영업 하면 안 되는 것이다. 중국 대표처를 내기도 어렵지만, 지금은 내어 주지도 않는다”고 말한다.

(주)세코는 지난 2005년 포스코가 중국 상하이에 진출한 것을 계기로 중국시장 도전에 나섰다. 그리고 지난 10여 년간 무수한 시련과 도전을 겪었다. 송용섭 대표의 표현대로 “그동안 중국에서 돈 많이 날렸”던 경험을 바탕으로 동서발전과 힘을 모아 협력중소기업의 중국시장 도전을 지원해 보자는 것이다.

송 대표는 “쉽게 이야기해서 상하이 코트라가 바로 대표처다. 베이징에 있는 코트라도 대표처다. 그런 식으로 중국시장에 나가야 한다. 중국에 진출을 하려면, 그런 교두보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상하이 세코 사무실에 동서발전 동반성장센터 ‘간판’을 걸어 놓으면 상하이와 교류하기가 쉽지 않겠나 하는 차원서 건의한 것이다. 그렇게 되면, 또 코트라와 연결이 된다. 이런 연유로, 장주옥 동서발전 사장에게 제안을 했다. 중국시장을 개척을 해야 중소기업이 먹고 살 수 있지 않냐는 생각에, 그렇게 해서 동서발전 동반성장센터가 이번에 중국사무소를 개소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 ※현판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용섭 대표는 “동서발전 중소기업협의회가 중국에 나가서는 아무런 힘이 없다. 중국의 발전사는 공공기관이다. 세코 같은 조그만 회사, 더구나 동서발전 중소기업협의회로는 전화도 받지 않는다”며 “동서발전과 코트라 상하이 현지 사무소간에 협력관계를 맺어 중국 발전시장을 뚫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그의 ‘실용주의 노선’을 얘기한다. 송 대표의 이야기는 “코트라와 협력관계를 맺게 되면, 동서발전 직원이 현장에 상주를 하지 않더라도, 코트라에서 중국 발전시장을 잘 파악하고, 분석할 것이다. 그런 코트라의 자원을 활용하자는” 뜻이다.

송 대표는 “중국내에서 수많은 전시회가 있지만, 또 발전5사도 참여하지만, 비전문성 전시회에 참여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것으로 느꼈다”며 “우리가 갈 곳은 중국 화력발전소만 모이는 세미나, 교류회, 전시회까지 찾으면 더 기분이 좋고, 중국말로 ‘주체단위’가 있을 것이다. 그런 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중국과 우리가 교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또 “중국에는 비서장급이 있다. 직급이 없다. 비서장은 일종의 ‘꽌시’다. 그런 비서장들을 한국으로 초청을 해서 동서발전이 교류의 장을 찾는다면, 실효성이 더욱 배가될 것”이라고 말한다.

■ 동서발전과 상하이 코트라가 힘을 모으면, 뭔가 된다
동서발전도 중국의 발전 전문가를 한국에 초청해 세미나도 열고, 동서발전 중소기업협의회 소속 회원사의 제품도 볼 수 있게 하고, 발전소도 보여주고, 협력 중소기업도 방문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질적인 교류를 통해 ‘중국인의 마음’을 얻어내는 ‘실용’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송용섭 대표는 “울산화력도 가고, 다른 중소기업도 가고, 이렇게 중국에 보여주면, 우리가 중국에 가는 것보다 더 나을 거 아닌가? 울산에 최근 이전한 ‘번듯한’ 동서발전의 본사 건물도 있고, 중국 발전전문가 집단을 초청해서 명함도 주고받고, 상견례도 하고 그렇게 ‘꽌시’를 맺고…. 중국인들이 돌아가서 뭔가 생각을 할 게 아니냐. 무턱대고 중국에 가느니, 중국인을 초청해 한국의 참모습을 보여주자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송용섭 대표 그가 이런 실용주의적 교류를 고민하게 된 것은, 바로 지난 10여년 중국시장 진출 경험 때문이다. 송 대표는 “철저한 현지화를 해서 그 고충을 알고 돈도 많이 낭비했다. 중국의 토착 현지화 사정을 모르고 간다는 것은 위험천만이 아니라, 놀림을 당하는 것이다. 중국시장에서 영업을 해보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며 “중국시장 개척을 한다고 하는데 그걸 다 한국식으로 하고 있더라. 참으로 기가 찼다”고 말한다.

동서발전이 중국사무소의 문을 연 배경에는 이런 송 대표의 제안이 있었지만, 동서발전도 공기업의 신용을 바탕으로 상하이 코트라와의 적극적인 공조를 통해 중국시장을 개척해 보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내어 비친 것이다.

▲ ※대한전기협회와 중국전력기업연합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2014 한중 전력기술 컨퍼런스’에 참가한 양국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실용주의 시장개척 어떻게 하고 있나?
지난 7월 1일~3일까지 중국 시안에서 한국과 중국의 전력관련 협회가 만났다. 대한전기협회와 중국전력기업연합회가 ‘한·중 전력기술 컨퍼런스 2014’를 공동으로 개최했기 때문이다. 대한전기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제주도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이번 행사에는 양국 전력산업계 주요 인사 약 100여 명이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전기협회를 비롯해 한전, 한수원, 현대중공업, 엘제이파워, 한전기술, 전기안전공사, 서울대학교, 전기공사협회, 전선공업협동조합, 전기기술인협회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대한전기협회에 따르면 양국 참석자들은 컨퍼런스 기간 동안 △양국의 전력산업 현황 및 미래 계획 △양국 간 전력산업 협력 가능 분야 △환경보호 등 다양한 주제를 중심으로 발표 및 토론을 진행했다. 첫째 날인 1일에는 전기협회와 중국전력기업연합회 간 간담회가 개최돼 양국 전력산업계의 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펼쳐졌고, 둘째 날에는 중국과 한국의 전문가들이 양국 전력산업과 관련해 다양한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전기협회는 “각각의 발표 뒤에는 참석자 간에 질의응답 및 토론 시간도 진행됐으며, 이어진 만찬을 통해서는 양국 전력산업계 인사들 간의 인적 네트워크 확대도 모색됐다”며 “셋째 날에는 산시성전력공사, 서전공사 등 중국 전력산업체를 방문하는 것을 끝으로 컨퍼런스 일정을 마쳤다”고 밝혔다.

한편, 전기협회는 “이번 컨퍼런스가 양국 전력산업계의 현안에 대한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폭넓은 기술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보고, 향후 매년 개최를 통해 좀 더 다양한 전력산업 분야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앞으로 중국 발전전문 기관과 동서발전이 전면으로 나서서 교류를 할 것이다. 중국에서 가서도 보여주고, 중국을 초청도 할 것이다. 일단 친구가 되어야 사업도 된다. 그 길을 터 줄 것이다. 중국이 와서 보면, 중국 사람들이 달라진다. 우리가 동서발전과 연구개발해서 납품실적 다 갖고 있다. 발전사와 직거래로 한 거다. 그걸 보여주자는 것이다. 그럼 중국인들이 보고, 찍어가고, 자료를 가지고 갈 것이다. 중국은 돈이 되면 뛰어 들게 되어 있다. 바로 그들(한국을 찾은 중국인)이 중국 발전시장과 교류할 것이다.”

▲ 송용섭 동서발전 중소기업협의회 회장
송용섭 동서발전협의회 회장이 “이번 중국사무소가 기로점”이라고 단언하는 이유다.

남궁찬 동서발전 동반성장센터 차장은 “중국사무소 개소는 국내 플랜트시장  포화에 따른 중소기업의 해외판로 촉진에 목적이 있다”며 “중국 화력발전시장은 중국내 발전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어 중소기업이 중국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남궁찬 차장은 “앞으로 지속적인 중국시장 진출을 통해 협력 중소기업의 판로가 확보되길 기대한다”며 “동서발전-코트라-중소기업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동서발전은 그 '협업'의 첫 시작으로  ‘한중 화력발전 파트너링 플라자’를 금년 10월에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남궁찬 차장은 “중국 관계자를 한국으로 초청해 당진화력은 물론 협력 중소기업 등도 방문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서발전의 ‘실용’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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