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11시 50분. 점심을 미룬 한국서부발전(주)(사장 조인국) 1,200여 임직원의 눈과 귀는 ‘2014년도 생산성향상, BP(Best Practice, 모범실무)경진대회’를 생중계 중인 IPTV에 쏠려 있었다.
생산성향상을 위한 아이디어와 인력, 여건이 풍부한 태안화력발전본부의 독주가 올해도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이를 제지할 사업소가 탄생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기도 했다.
태안화력본부의 우승을 의례적으로 여겼지만 모두 예상은 간단히 뒤집어 졌다.
군산발전처(처장 임승태)의 ‘가스터빈발전소 주요부품 국산화 추진으로 정비비용 절감’ 과제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것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가장 작은 규모의 사업장인 군산발전처가 맏형격인 태안화력본부의 독주를 막은 셈이다.
■ 사업소 설립 이후 첫 경사…모두가 축하 = 이를 군산발전처에서 지켜본 직원들은 말마따나 만세를 부르며 소리를 질러댔고, 속된말로 군산 시내가 함성으로 들썩일 정도였다.
사업소 건설 이후 처음 있는 성과인 만큼 모두가 흥분하기에 충분했다.
하상부 서부발전 군산발전처 기계팀 차장은 우승소감에 대해 “군산발전처가 우승이라는 예기를 듣고 감전된 기분이었다”며 “얼떨떨해 실감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10분여동안 평생 받을 법한 정도의 문자와 전화가 쇄도하면서 점차 실감하기 시작했다.
하상부 차장의 전화기에는 “드디어 네놈이 한건 저질렀구나”라는 격려부터 “고생한 보람이 있어 다행이다”는 등의 축하 인사가 전국 사업소에서 SNS를 통해 끊이질 않았다.
하 차장은 “대상은 혼자 이룬 게 아닌, 모두의 응원과 배려였고, 휴일도 잊고 경진대회를 위해 예상 질문과 답변도 함께 만들고 자료도 다듬어 준 모두의 노력”이라며 “우리도 할 수 있다. 우리가 해냈다는 메시지가 담긴 군산발전처 직원들의 칭찬과 격려는 분명 남달랐다”고 말했다.
‘2014년도 생산성향상, BP 경진대회’ 평가위원들 역시 가스터빈 고온부품의 국산화 추진으로 사업소 정비비용 절감과 설비 안정화는 물론, 중소기업과의 협업체제 구축을 통해 기술축적과 정보공유로 중소기업의 이익창출 및 기술수준이 향상 되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군산발전처에 대상을 안겼다.
임승태 군산발전처장은 “국내 취약한 가스터빈 분야의 기술 향상은 물론, 중소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제작사 기술 의존도를 낮춤으로써 협상력을 높이고 단가 인하를 유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향후 한국형 가스터빈 개발을 위한 기술 데이터를 습득했다는 점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