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공기업의 ‘발전소’ 지분이 팔린다?
발전공기업의 ‘발전소’ 지분이 팔린다?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4.11.05 13: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부·남부발전, ‘부채감축’ 위해 LNG 설비 SPC로 전환
전력산업구조개편 여파?…‘우회적 민영화’ 비판도 나와

▲ 서부발전은 지난 6월 평택3복합발전소를 자체사업에서 SPC로 전환키로 하고 GS에너지(주), KB 금융그룹과 함께 주주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조인국 서부발전 사장(사진 가운데)이 신평택발전(주)의 주주협약식에서 출자기업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그러나 발전공기업의 자체사업을 부채감축이라는 이유로 SPC로 전환하는 것을 두고, 우회적 민영화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2001년 단행된 전력산업구조개편으로 인해 한전의 발전 부문은 한수원, 남동발전 등 6개 회사로 나누어졌고, 그 가운데 남동발전은 ‘민영화’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남동발전의 매각은 계획처럼 쉽지 않았고, 반면에 신규 건설될 석탄과 LNG 발전소는 민간에 대폭 개방됐다. 한전이라는 공기업이 주도하는 전력사업에 ‘민간발전사업자’ 시대가 열렸다.

전력거래소가 발행한 ‘2013년도 발전설비 현황’에 따르면 86,969천㎾의 발전설비 용량 가운데 한전 및 발전자회사를 제외하면 기타 발전사가 16,124천㎾의 발전설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8년 발전설비현황에 따르면 11.7%이던 기타 발전사의 비율은 지난해 18.5%로 높아졌다.

근래 발전공기업들의 LNG 발전소 건설 방식을 들여다보면, 등장하는 단어가 특수목적법인(SPC)이다. 100% 자체 예산을 출자해 건설하던 방식에서 SPC를 통해 일정 지분을 민간이나 금융사에 개방하는 형식으로 건설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우회적 민영화’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 6차 반영된 발전공기업 LNG 설비 100%, SPC로 전환
올해 들어 눈에 띄는 것들 중에 하나가 지난 2013년 2월 확정된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확정과 불확실 대응설비로 반영됐던 발전공기업의 LNG 발전소 건설계획의 100%가 자체사업에서 SPC로 전환됐다는 점이다. 핵심 이유는 ‘부채감축’이다.

최근 한국남부발전(사장 김태우/이하 남부발전)은 영남복합(LNG) 건설사업을 자체사업에서 SPC로 변경해 추진키로 결정했다. 남부발전은 지난 10월 21일 제12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영남천연가스발전소 건설사업에 대한 구조변경 및 출자계획(안)을 원안대로 가결하고 이 같이 결정했다.

어떤 이유에서 일까? 남부발전은 이날 이사회에서 제46호 의결안건으로 ‘영남천연가스발전소 건설 사업구조 변경 및 출자계획(안)’을 상정하면서 “부채감축을 통한 공공기관 정상화를 실행하기 위해 특수목적법인을 설립·운영하는 건설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당초 남부발전은 2015년 7월 착공해 2017년 10월 완공한다는 목표로 설비용량 474MW규모의 영남천연가스발전소 건설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번 결정에 따라 남부발전은 100% 출자계획에서 51%를 출자하는 것으로 계획이 변경됐다.

남부발전은 지난 2012년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당시 건설의향을 제출하면서 400MW 규모의 영남복합을 건설하겠다고 밝혔고, 발전사업자 평가기준에 따른 평가를 거쳐 LNG 확정설비로 계획에 반영된 바 있다. 하지만 자체 건설사업에서 SPC로 방향을 전환하고 준비를 추진해 왔다.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남부발전이 운영하고 있던 영남화력 1,2호기(400MW)는 2014년 1월 폐지될 계획이었다. 지난 1970년 12월 가동에 들어간 영남화력은 올 5월 말 가동을 중단하고 내년 4월 말을 목표로 철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6차 수급계획에 반영된 발전5사 설비 가운데 자체 건설사업에서 SPC로 선회한 것은 남부발전이 먼저가 아니다. 한국서부발전(사장 조인국/이하 서부발전)은 지난 6월 18일 GS에너지(주), KB 금융그룹과 함께 평택3복합발전소(LNG) 공동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주주협약을 체결하고, 평택3복합발전사업에 대한 건설 및 운영 등을 총괄하는 별도의 특수목적법인(SPC) ‘신평택발전(주)’을 설립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평택발전의 구조는 서부발전이 40%, GS에너지가 35%, KB 금융그룹이 25%의 지분으로 출자키로 한 바 있다. 또 서부발전이 발전소 건설사업관리와 운영을, GS에너지는 연료공급을, KB 금융그룹은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역할을 나눴다.

평택3복합(900MW)은 현대산업개발의 통영복합(920MW)과 더불어 지난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불확실 대응설비로 반영된 LNG 복합발전사업이다.

서부발전은 올 초 공기업 부채감축 계획의 일환으로 평택3복합발전사업에 민간 자본을 유치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위해 지난 2월 KB국민은행을 본 사업의 금융자문 및 주간사로 선정한 바 있다.

당시 주주협약 체결과 관련해 서부발전은 “금번 주주협약 체결은 한국서부발전의 입장에서는 1조원 대의 대규모 투자사업에 대한 재무적 부담이 감소되었고, 동시에 공기업과 민간기업 및 금융기관 사이에 새로운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우회적 민영화’…대응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그러나 발전공기업들이 부채감축의 방편으로 자체사업을 SPC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발전소 건설사업에 대한 투자재원 조달의 문제가 아니라 ‘또 다른 민영화’라는 시각이 그것이다.

발전공기업의 이 같은 사업방식 변경과 관련해 발전산업노동조합에서 몸을 담았던 한 관계자는 “명확한 민영화라고 보는데 대응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한 관계자는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 투자자간의 경영권 장악을 위한 제휴가 진행될 개연성도 있다”고 보면서 발전공기업들의 이 같은 사업방식에 대해 “우회적 민영화”라고 진단했다.

한편, 중부발전은 지난달 21일 제12차 이사회를 갖고 제주 LNG 복합 건설 기본계획(안)을 원안 가결했다. 이날 확정된 방안에 따르면 중부발전은 총 2,609억원을 들여 설비용량 200MW의 제주 LNG 복합을 건설할 계획이며, 오는 2016년 3월 착공해 2018년 6월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중부발전은 제주 LNG발전소를 가스터빈과 증기터빈의 복합사이클 발전방식과 함께 비상시 보일러 등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서부와 남부발전의 사례에 비추어보면, 최초의 제주LNG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는 중부발전도 2,600억원을 고스란히 자체예산으로 출자하는 방식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부채감축’이라는 정부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중부발전 경영진이 SPC로 갈아타는 결정을 해도, 이것이 잘못된 결정이라고 잡아줄 이가 아무도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황새울로360번길 21, 신영팰리스타워 10층 R1013호
  • 대표전화 : 031-707-2013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재구
  • 법인명 : 발전산업신문
  • 제호 : 발전산업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2416
  • 등록일 : 2013-01-10
  • 발행일 : 2013-01-10
  • 발행인 : 박재구
  • 편집인 : 박재구
  • 충청지사 : 충청남도 보령시 중앙로 180 동부APT상가 208호
  • 발전산업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발전산업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gnkorea@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