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코넬 600’의 진실은?
‘인코넬 600’의 진실은?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4.12.0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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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핵심설비, 증기발생기·원자로헤드 등 4,000여개소 사용되는 합금소재
그린피스 “40여년 전 내구성 심각한 결함…한빛3,4호기 즉시 가동 정지” 주장

▲ 그린피스의 마리오 다마토 동아시아지부 사무총장(사진 좌측)과 한국 미국의 원전 반대 장다울 캠페이너가 3일 서울 서교동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부실자재 인코넬600과 위험한 한국 원전’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그린피스 코리아 홈페이지]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원전서 사용중인 ‘인코넬(Inconel) 600’이라는 합금소재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인코넬 600을 둘러싼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그린피스는 3일(수) 오전 서울 서교동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마리오 다마토 동아시아지부 사무총장과 장다울 캠페이너가 참석한 가운데 ‘부실자재 인코넬600과 위험한 한국 원전’이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갖고 “1970년대부터 위험성이 지적된 부실자재를 한국 원전이 여전히 사용, 가동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지난 10월 한빛 3호기가 갑작스레 가동을 멈춘 사고도 이 자재가 쓰인 증기발생기 내 전열관 균열로 냉각수 일부가 누출돼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린피스는 이날 우선적으로 한빛 3, 4호기를 즉시 가동 정지하고, 인코넬 600재질 사용·가동중인 원전의 전면조사 및 결과 공개와 천문학적인 부실부품 교체 비용은 시민 아닌 공급사가 부담해야 하며,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적극적 관리 및 규제를 요구했다.

그린피스는 또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 조석 한수원 사장에게 ‘한빛 3,4 호기 즉시 가동 정지’를 요구하는 이메일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인코넬(Inconel) 600’이라는 합금소재는 40여년 전 내구성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이 밝혀졌다. 인코넬 600은 원전 핵심설비인 증기발생기와 원자로헤드 등 4,000여개소에 사용된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증기발생기 내에는 인코넬 600으로 만든 열교환기 역할의 가느다란 전열관(지름 2cm 두께 1mm 길이 20m)이 수천 개 있는데, 이 전열관이 부식, 균열될 경우 방사능에 오염된 냉각수가 누출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열관 여러 개가 파열되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처럼 핵연료봉이 녹는 대규모 재난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그린피스는 밝혔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케네스 로저스(Kenneth Rogers) 전 위원은 지난 1988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국제회의에서 “(균열우려가 있는 전열관 사용은) ’장전된 총’과 같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을 떠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피스는 이날 “2014년 현재 국내에서 인코넬 600을 소재로 한 기자재를 사용 중인 원전은 총 14기에 이른다”며 “균열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한빛 3,4호기 등 6기 원전은, 미국이 문제점을 인정하고 강화재질인 인코넬 690을 사용하기 시작한 1989년 이후 지어졌다는 점에서 한수원의 해명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장다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선임캠페이너는 이날 “대규모 원전 운영국인 미국과 프랑스는 30 여년 전부터 인코넬 600 문제 부분을 대부분 교체하거나 원전 자체를 아예 폐쇄했다. 반면 한국은 땜질을 늘리는 식의 미봉책으로, 위험천만의 ‘누더기 원전’을 양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다울 선임캠페이너는 또 “국내 원전 가동 뒤 최악의 사고로 기록된 2002년 한울4호기 전열관 파열사고 등 지금까지 12차례나 인코넬 600 관련 사고 및 고장이 발생한 것만 봐도 경고는 이미 시작됐다”며 “각각 1만6,428개 전열관 중 2,000여개에 달하는 전열관에 문제가 생긴데다 원자로헤드 균열까지 진행 중인 한빛 3, 4호기를 우선적으로 즉시 가동 중지하라”고 강조했다.

■한수원 “90년도 초까지 보편적으로 사용…한빛 3,4호기는 조기 교체 추진”

같은 날 한수원은 해명자료를 내고 “지난 10월 한빛3호기 증기발생기 전열관 누설 징후에 따른 조기 계획예방비착수 후 전열관 비파괴검사(ECT) 결과 전열관 균열이 아닌 이물질에 의해 전열관이 일부 마모 손상된 것으로 최종 확인되었으며, 해당 전열관에 대해 정비작업(관막음)을 시행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또 “표준형원전은 미국 CE형 모델을 참조하여 도입함에 따라 한빛3,4호기 증기발생기 설계 당시(‘87년) 인코넬 690은 적용이전 단계로 CE형 모델과 동일한 인코넬 600 재질을 사용하였고, 한울3,4호기 설계당시(‘91년)에도 인코넬 690은 재질적 성능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로 한빛3,4와 동일한 재질을 채택하여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그러면서 “당시 인코넬 600 재질은 열전달 특성과 기계적 성질이 우수하여 ‘90년도 초까지 국내·외 원전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던 재질이었으나, 이후 사용과정에서 재질적 특성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수원은 “현재까지도 인코넬 600재질은 미국, 프랑스, 캐나다 등 75개 원전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주기적인 검사 및 열화 평가를 통해 단계적으로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 인코넬 600 증기발생기 관리 현황으로 한빛3,4호기는 조기교체를 추진중에 있으며, 그 외 원전도 강화된 검사 요건 적용, 결함 추세예측 등을 통해 건전성을 평가하는 등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피스는 이날 문제가 된 기자재의 교체비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린피스는 “지금까지 인코넬 600을 사용한 고리 1호기, 한울 1~4호기의 증기발생기와 원자로헤드 교체비용은 약 8,000억원. 여기에 1,332일치의 교체작업기간 대체전력 구입비용이 약 5조 4,000억원으로, 총 6조 2천억원이 넘는 비용을 시민이 부담했다”며 “한국에서 공급사들은 배상은커녕 조기교체 작업에 참여,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그린피스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에서의 손해배상은 발전사업자와 제조사간 소 제기 후 비밀리에 합의가 이루어진 사항으로, 국내는 미국과 법제도가 달라 합의 가능성이 없으며, 국내 현행법상 손해배상 청구 가능 여부에 대한 법률검토 결과 하자보증기간(‘01.6.30)이 경과되었고, 채무불이행 및 불법 행위 책임에 따른 손해배상도 소멸시효(10년)가 경과되어 승소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검토”됐다고 해명했다.

장다울 선임캠페이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원전업계는 매해 열리는 원자력안전기술정보회의에서도 인코넬 600의 위험성을 수차례 언급하는 등 문제를 알고 있었지만 이윤 때문에 시민 안전을 뒷전으로 하고 있다”며 “땜질식의 관막음 허용 비율을 8%에서 15% 이상으로 늘리려는 ‘꼼수’를 그만두라”고 주장했다.

원전 증기발생기 전열관 인코넬600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서균렬 서울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아킬레스 건인 인코넬 600, 이거는 퇴출되는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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