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코넬 600’ 해묵은 논란, 이번에는 끝날까?
‘인코넬 600’ 해묵은 논란, 이번에는 끝날까?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4.12.05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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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4월 5일 울진3호기 세관파단 사고로 논란 불 붙어

▲ 사진은 한울(과거 울진)원자력 발전소의 모습. 지난 2002년 4월 5일 발생한 울진(현 한울) 3호기의 세관 파단 사건을 계기로 인코넬 600 합금에 대한 논란이 불 붙었다.

3일 인코넬 600 합금의 문제점을 언급한 그린피스의 기자회견에 여러 언론이 관심을 갖고 보도했다. 이날 장다울 그린피스 선임캠페이너는 “국내 원전 가동 뒤 최악의 사고로 기록된 2002년 한울4호기 전열관 파열사고 등 지금까지 12차례나 인코넬 600 관련 사고 및 고장이 발생한 것만 봐도 경고는 이미 시작됐다”며 “각각 1만6,428개 전열관 중 2,000여개에 달하는 전열관에 문제가 생긴데다 원자로헤드 균열까지 진행 중인 한빛 3, 4호기를 우선적으로 즉시 가동 중지하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린피스의 주장에 대해 한수원은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현재까지도 인코넬 600재질은 미국, 프랑스, 캐나다 등 75개 원전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주기적인 검사 및 열화 평가를 통해 단계적으로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 인코넬 600 증기발생기 관리 현황으로 한빛3,4호기는 조기교체를 추진중에 있으며, 그 외 원전도 강화된 검사 요건 적용, 결함 추세예측 등을 통해 건전성을 평가하는 등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코넬 600’ 합금을 둘러싼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2년 10월 22일 지식경제위원회 한수원 국감 당시 오영식 의원은 울진(현재 한울)4호기가 지난 2002년 4월 발전소 정지 상태에서 세관 파단 사고가 났는데, 상업운전 2년 4개월 만에 증기발생기 세관 파단 사고가 발생해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었다며 인코넬 600이라고 하는 재질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오영식 의원은 “이미 미국, 서유럽, 일본 등에서는 지난 70년대 말부터, 인코넬 600 합금의 응력, 부식, 균열 문제, 세관 균열, 세관 파열, 고질적인 냉각수 누설 등 문제가 있어서 80년대 들어와서 다 교체를 이미 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당시 김균섭 한수원 사장은 “지금 인코넬 600을 쓰고 있는 데 대해서는 저희들이 전문 오버홀 기간 동안에 전부 인스펙션(inspection)을 다 할 거”라면서 “그렇게 해서 이 문제는 인코넬 600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는 최대한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오 의원은 당시 국감에서 “그러면 지금 울진 4호기 외에 인코넬 600 재질로 만들어진 고리 2․3․4, 영광 1호기부터 6호기까지의 이 9호기에 대해서 한수원은 어떻게 할 겁니까?”라고 질문했고 김균섭 당시 한수원 사장은 “지금 다른 데는 이미 한번 다 점검을 했고요, 영광 3․4․5․6만 남았습니다. 그건 다시 한번 점검을” 하겠다고 답변했다.

지난 10월 18일 홍일표 의원(새누리당)은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수력원자력(주)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전열관 균열로 발전을 정지한 한빛원전 3호기 증기발생기에 설치된 1만6000개에 달하는 전열관 중 450개(2.78%)에 달하는 전열관 균열이 발생해 전열관을 막아 놓은 상태”라면서 “한빛원전 4호기는 800개(5.16%)에 달하는 전열관을 막아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더 심각한 결함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수원은 원전별로 전열관의 관막음 비율을 관리하고 있다. 홍일표 의원에 따르면 한수원은 전열관의 막음비율이 8%를 넘으면 원전가동을 멈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이날 “최근 균열로 인한 전열관 막음이 급격히 증가하자 한수원은 안전규정인 허용 전열관 막음비율을 현행 8%에서 18%로 완화해 원전을 지속적으로 가동하려 하고 있다”며 “허용 전열관 막음비율을 올려 안전기준을 완화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국민 불안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수원은 “급격한 전열관 막음상승은 정비기준이 바뀌면서 발생한 기술적인 문제라고 해명하며 허용 전열관 막음비율의 상승이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김제남 의원(정의당)은 10월 28일 국감을 마무리하면서 한수원에 "발전소 별 ‘인코넬 600’ 재질의 원전설비 안전대책과 증기발생기 교체계획을 마련하여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수원은 지난 2012년 10월 “울진(현 한울) 3, 4호기 증기발생기 결함으로 인한 손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문제가 된 인코넬 600 재질을 사용하는 원전에 대한 재질 교체를 검토”하라는 국회 지적에 대해 “고리 2~4, 영광(현 한빛) 1,2호기는 장기검토”하고 ”울진(현 한울) 3호기는 ‘14.2, 울진(현 한울) 4호기는 ‘13.6월 각각 교체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또 “영광(현 한빛) 3,4호기는 수립 예정, 영광(현 한빛) 5,6호기는 중기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즉 인코넬 600 재질의 전면적인 교체 타당성 분석 및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필요시 교체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한수원은 지난 2011년 9월 한울4호기를 시작으로 증기발생기 교체 작업에 들어가 2013년 8월 한울4호기의 교체 공사를 완료한데 이어 2014년 10월 한울3호기의 증기발생기 교체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교체비용은 2,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 한울원자력본부는 최근 자체 기술로 증기발생기를 교체했다고 밝히면서 “한울3,4호기 증기발생기 전열관에는 상대적으로 균열에 강한 알로이-690(Alloy-690) 재질을 사용해 균열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원자로냉각재 주배관에 개선된 용접방법을 적용해 공정을 단축했고, 레이저를 이용한 위치 정밀 측정 등 혁신공법을 적용하는 등 다양한 교체기술 확보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수원은 울진 1,2호기의 증기발생기도 교체한 바 있다.

더불어 한수원 이사회는 올 7월 제6차 이사회를 갖고, 한빛 3,4호기 증기발생기의 교체를 결정한 바 있다. 이날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한빛 4호기는 오는 2018년 6월~8월 예정인 제17차 계획예방정비기간에, 한빛 3호기는 2019년 5월~7월 예정된 제18차 계획예방정비기간에 증기발생기를 각각 교체된다. 한수원 이사회는 “한빛 3,4호기 증기발생기 전열관 검사 결과 성능저하가 예측되어 발전소 안전운전 및 정상출력 유지”라고 교체 이유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인코넬 600’ 논란은 12년을 더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반핵운동연대는 2002년 5월 30일 ‘울진핵발전소 4호기 증기세관 파단사고’에 대해 특별보도자료를 내어 놓는다.

반핵운동연대는 당시 “핵발전소 증기발생기의 세관파단사고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일어난 여타의 사고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원자로를 냉각시켜주는 기능을 하는 세관의 단순한 누설이 아닌, 이른바 길로틴 파단(Guillotine Break) 즉 세관이 완전히 절단됨으로써 일시에 냉각재가 빠져나가는 사고는 한국 핵산업계가 그만큼 노심용융과 같은 최악의 사고가능성에 근접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이같은 사고는 세계적으로도 지금까지 불과 11번 밖에 일어나지 않았으며, 국가별로는 미국, 벨기에, 일본에 이어 네 번째인데, 이번 사고는 그중에서도 가동후 2년 3개월이라는 기록적으로 짧은 기간에 일어났다는 측면에서 한국형 핵발전소 안전성에 근본적인 문제점을 노출하는 사고”라고 지적한 바 있다.

▲ 사진은 울진(현 한울)1호기의 증기발생기 교체 모습. [사진=원자력안전위원회 블로그]
반핵운동연대는 특히 “이번 사고의 핵심원인중 하나로 지적되어야 할 것은 이 증기발생기의 재질인 인코넬(Inconel)-600의 결함이다. 인코넬-600 재질은 미국에서만 지난 1975년부터 현재까지 총 9차례의 세관파단사고, 작업자들의 심각한 방사능 피폭, 30번의 증기발생기 교체를 불러온 핵심원인으로 꼽히고 있다”며 “급기야 지난 1992년 미국 트로전(Trojan) 핵발전소 운영업자인 PG&E사는 문제의 인코넬-600으로 제작된 증기발생기의 비싸고 위험한 수리 및 교체작업 대신 영구폐쇄조치를 하고 제작사인 웨스팅하우스사로부터 보상금을 받아내기까지 하였다. 이같이 세계 대부분(97%)의 핵발전소 세관누설이나 파단사고는 이 문제의 인코넬 600 재질의 취약함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핵발전소를 보유한 세계 각국은 지난 1988년부터 문제를 일으키는 증기발생기들을 인코넬-690, 800 등 개선된 재질로 제작된 증기발생기로 교체해왔다. 일본, 프랑스 등은 이미 지난 1991년 핵발전소 건설시 처음부터 인코넬 690 재질의 증기발생기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인코넬 600 논란은 당시 국감으로도 번졌다. 2002년 10월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국감에서도 인코넬 600에 대한 논란은 제기된 바 있다. 당시 과기위 위원으로 활동한 김원웅  의원은 “세계 대부분의 핵발전소가 세관누설이 되거나 파단사고가 있을 때 대개 확인을 해 보면 인코넬-600 재질의 취약함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고 대부분 88년부터는 증기발생기를 인코넬-690이나 800으로 개선된 재질로 교체하고 있는 상황인데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너무 소홀히 하고 있지 않느냐”고 지적한 바 있다.

인코넬 600을 둘러싼 해묵은 논란이 이번에는 명쾌하게 해소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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