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갈등, 가치논쟁 보다 현실 가능한 대안 찾아야”
“원전 갈등, 가치논쟁 보다 현실 가능한 대안 찾아야”
  • 박재구 기자
  • 승인 2015.02.25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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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문화재단, 에너지정책 국민 공감토론회 개최…원전 갈등 해소 방안 모색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사장 김호성)은 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원자력, 갈등인가? 합의인가?’란 주제로 에너지정책 국민 공감토론회를 개최했다.

이강후 의원(새누리당,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이 주최하고 재단이 주관한 이번 토론회는 원전을 둘러싼 갈등의 본질에 대해 짚어보고, 찬반 가치논쟁을 벗어나 국민이 책임감을 가지고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논의 방법을 모색키 위해 마련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갈등 해결 전문가인 박태순 사회갈등연구소 소장이 발제자로 나서 ‘원전 갈등, 시나리오를 놓고 논의하자’란 주제로 발표했다.

박 소장은 “원자력을 둘러싼 갈등양상이 후쿠시마원전 사고 이후 빠르게 변화해 원전 정책에 대한 견해차가 국민들 사이에 일종의 세력균형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원자력발전을 확대, 유지, 축소, 폐기했을 경우 발생할 상황과 효과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

박 소장은 “원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변하고 국가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국가와 관련기관의 문제의식과 해법은 후쿠시마원전 사고 이전에 머물고 있다”며 “국민 다수가 사업의 필요성, 타당성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설득과 홍보를 주력하고, 갈등관리(Conflict Management)라는 도구적 수단을 통해 터미널(terminal) 차원의 문제해결에 매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민단체 역시 국민의 다원화된 의견을 결집하고 통합하기 위한 노력보다 변화된 현실을 자신들이 주장하는 반핵운동의 기회로 활용하는 세력 중심적, 가치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렇게 해서는 갈등은 피할 수 없고 오히려 확장되고 심화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갈등의 뿌리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함을 강조하면서 “갈등의 본질은 원전정책의 방향이다. 원전을 확대, 유지, 축소, 혹은 폐지하든 정책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며 “문제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놓고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를 주고 정치권과 국민이 책임감을 갖고 논의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생산적 논의를 위해서는 논의 과정과 절차도 새로워야 함을 강조하면서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논의 틀을 만들고,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념과 가치에 기반한 소모적 논쟁 공간이 아닌 사실에 기반해 대안을 마련하고 선택해가는 역동적이며 건설적인 논의 공간을 창출해내야 한다”며 이런 논의 방식 가운데 하나로 ‘몽플레(Mont Fleur) 프로젝트’로 잘 알려져 있는 ‘시나리오 싱킹(Scenario thinking)’을 제안했다.

‘시나리오 싱킹’은 첨예한 갈등 상황에서 이해관계자간 전망 없는 합의를 시도하지 않는다. 논의의 중심축을 과거-현재에서 현재-미래로 옮긴다. 과거의 잘못에 대한 소모적 논쟁에서 벗어나 우리가 처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미래에도 우리 모두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논의한다.

박 소장은 “가치논쟁을 통해 상대를 제압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무의미하고, 중요한 것은 현실 가능한 대안을 찾는 것”이라며 “실현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이는 원자력 정책에 대한 이해관계자간 합의에 막연하게 의존하는 것보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미래상을 시나리오로 작성해 놓고, 우리가 미래의 위험과 실패를 피하기 위해 어떤 선택과 노력을 해야 할 지 중지를 모으는 것이 훨씬 생산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패널 토론에는 황용석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이정훈 신동아 기자, 이충재 YMCA 대외협력실장, 이정식 한국노동자총연맹 사무처장, 정지범 한국행정연구원 안전통합연구부 부장, 김두영 버슨마스텔러코리아 부사장이 패널로 참여해 원자력 갈등과 해소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호성 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은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만나 충돌하는 갈등지점은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접점이기도 하다”며 “해양과 대륙이 만나는 한반도의 운명이 그러하듯 찬반양론으로 뜨거운 원전정책이 새로운 가치를 꽃피울 수 있도록 범국민적 합의형성의 장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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