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고리원전 1호기 안전합니다”
[기획특집] “고리원전 1호기 안전합니다”
  • 박재구 기자
  • 승인 2015.03.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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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정지, 설계수명, 계속운전 등 사실과 달리 과장
고리원전 1호기, 기술적으로 설비안전성 문제 없어

▲ 고리원전 1호기 전경.
고리원전 1호기는 대한민국 최초의 원전이다. 자원빈국인 대한민국에서 경제발전의 원동력이었고, 국민들의 삶을 밝게 비춰준 등불이었으며, 조선,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 ‘Made in Korea’ 제품이 전 세계를 누빌 수 있는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산이다.

하지만 37년간 묵묵히 국가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된 소중한 전기를 공급했던 고리 1호기에 대해 훈장 대신 낡고 오래된 원전이니 폐로 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과연 현재 고리 1호기를 두고 제기되고 있는 폐로 주장이 합당한 것인지, 고리 1호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 몇 가지를 짚어본다.

■ 오해는) 고리원전 1호기 고장·정지 많아 불안하다?
■ 사실은) 고장/정지 60% 운영 초기 10년 동안 발생, 2008년 이후 5건 불과

1968년 대한민국 최초의 원전 부지로 고리지역이 선정됐다. 당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대표단은 지진으로부터 안전하고, 냉각수를 얻기 쉽고, 대도시 방향으로 바람이 불지 않으면서 대형 설비의 운송이 쉬운 최적의 장소로 고리를 선택한 것이다. 이러한 최상의 조건을 갖춘 곳에서 고리 1호기는 1971년 8월에 착공해 1978년 국내 최초로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고리 1호기는 미국의 웨스팅하우스가 설계·조달·감리·시운전 등 모든 책임을 지고 턴키방식(플랜트가 완성된 후 소유주에게 열쇠를 인도한다는 뜻)으로 운영했다. 최첨단 설비의 집약체인 원자력발전소를 과학기술력이 척박했고, 전문인력이 부족했던 당시 한국이 운영하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당연히 초창기 발전소가 멈추는 일이 잦았다. 고리 1호기에서 발생했던 총 130번의 고장·정지 중 60%가 넘는 79건이 운영경험이 부족했던 초기 10년 동안 발생한 이유다.

하지만 이후 우리나라 원전 기술력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고리 1호기의 고장?정지는 급격히 감소했다. 1988년부터 1997년까지는 이전 고장·정지의 절반에 못 미치는 35건, 이후 1998년부터 2007년까지는 11건, 계속운전 허가를 받은 2008년부터 현재까지는 단 5건에 불과했다.

특히 2008년 이후 5건의 고장?정지 중 2건은 낙뢰 등 외부요인에 의한 정지였으며, 실제 설비고장으로 인한 정지는 단 3차례에 불과했다. 이는 1990년대 이후 적극적인 설비개선과 선진 운영기법 도입, 원전 운영인력의 전문화 등이 낳은 결실로 평가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탁월한 원자력발전소 운영능력은 전 세계 어느 원전 운영국가에 견줘도 뒤지지 않으며, 오히려 우수한 수준이다. 고리 1호기뿐만 아니라 국내 운영원전 불시정지 건수는 2013년 기준 평균 0.26회로 프랑스 1.72건, 영국 1.63건, 러시아 1건, 미국 0.87건과 비교해 탁월한 운영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고장·정지가 많아 고리 1호기를 폐로 조치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 고리원전 1호기 고장정지 현황.

년도

’78~’87

’88~’97

’98~’07

’08~현재

설비고장

69

29

7

4

109

인적실수

10

6

4

1

21

79

35

11

5

130

■ 오해는) 설계수명 끝나면 노후원전? 무조건 세워야 한다?
■ 사실은) 설계수명, 운전가능한 최소한의 운영기간…계속운전 세계적 추세

국내에서 흔히 통용되는 설계수명이라는 용어는 해외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미국은 운영허가갱신(License Renewal) 규정, 즉 원전의 안전성과 성능기준을 만족하면서 운전 가능한 최소한의 운영허가기간을 적용한다. 국내에서처럼 기술적인 제한기간을 규정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고리 1호기와 동일한 모델 5기가 미국에서 운영 중인데 이들 원전의 최초 운영허가기간은 40년으로 고리 1호기의 30년보다 10년 길다. 특히 이들 미국 원전은 40년 운영허가기간이 만료되면 추가로 20년 계속운전 승인을 하고 있고, 현재 로버트이 기네이(R.E. Ginna) 발전소는 45년째 운전 중이다. 당초 고리 1호기의 설계수명을 미국의 동일원전처럼 40년으로 정했다면 아직 설계수명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운영 중인 셈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동원전 총 435기 중 47%에 해당하는 204기가 30년 이상 운영 중이다. 미국의 경우 총 100기 중 66%인 66기가 30년 이상 운영 중이며 이중 28기는 40년 이상 운영 중이다. 유럽의 원전 선진국인 영국과 스위스, 핀란드도 30년 이상 가동 원전이 17기에 달하고 이중 16기가 계속운전을 승인받았다. 이처럼 최초 운영허가기간이 만료됐다고 하더라도 안전성을 평가해 만족할 경우 계속운전을 승인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 새롭게 개선된 고리원전 1호기 주제어실 전경.

■ 오해는) 고리 1호기 정지해도 전력수급 영향 적다?
■ 사실은) 전력수급 비상상황 시 고리 1호기 발전량 무시할 수 없는 수준

고리 1호기 폐로 주장 중 하나로 고리 1호기 운영을 중단해도 우리나라 전력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적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2014년 말 현재 국내에서 가동 중인 발전설비 중 설비용량이 고리 1호기보다 큰 화력발전소는 5곳(영흥화력 1~5호기) 뿐이다. 이는 신규원전을 제외하고 고리 1호기를 대체할 만한 발전원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고리 1호기를 폐로하고 그에 해당하는 발전량을 확보키 위해 새로운 석탄화력발전소를 짓는다면 해외로부터 들여오는 연료수입 부담은 급증하고, 온실가스 배출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전력수급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가정하면 고리 1호기의 발전량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전력수급 심각단계(예비전력 100만㎾ 미만 시 전기공급 단계적 중단)를 기준으로 보면 고리 1호기(59만kW)는 약 60%를 담당할 수 있다. 2011년 9·15 순환정전 당시 예비전력이 24만㎾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고리 1호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또한 고리 1호기(연간 평균 발전량 약 47억kWh)는 부산시 전체 가정용 연간 전력소비량(44억kWh, 2013년 말 기준)을 모두 공급하고도 남을 만큼 큰 몫을 감당하고 있다.

▲ 후쿠시마원전 사고 이후 안전성 강화 대책의 일환으로 시행한 고리원전 해안방벽(왼쪽)과 차수문.

■ 오해는) 체르노빌·후쿠시마원전 같은 심각한 피해 유발할 수 있다?
■ 사실은) 체르노빌·후쿠시마원전과 다른 노형, 동일사고 발생 가능성 거의 없어

고리 1호기에 대해 가장 큰 오해가 사고발생시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원전 같은 심각한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2년 5월 환경단체가 발표한 고리원전 사고 시나리오다.

당시 체르노빌 사고 시 방사선물질의 방출량을 고리원전 지역에 대입해 ‘최대 85만 명 사망, 628조원 피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 발표된 사고 시나리오에는 체르노빌원전에 방사성물질을 1차적으로 차단하는 원자로 격납용기가 없었다는 사실과 주민대피·소개 상황, 바람의 방향 등 기본적인 평가항목을 고려하지 않고 피해규모를 과대평가했다.

특히 일부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계속운전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한 사례도 없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대표적인 원전사고는 1979년 미국에서 발생한 TMI 2호기, 舊소련에서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4호기, 2011년 일본에서 발생한 후쿠시마원전 사고 등 3건이다.

이 가운데 TMI와 체르노빌원전 사고는 가동을 시작한지 채 3년이 되지 않아 설비고장과 인적실수에 의해 발생했고, 후쿠시마원전 사고는 지진해일에 의해 촉발된 것으로 일부의 주장처럼 장기 가동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고리원자력본부는 “국내 원자력발전소는 설계단계에서부터 안전운영을 위한 수많은 가능성을 시뮬레이션하고 지극히 낮은 고장확률에도 대비해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철저한 정비와 설비개선, 품질관리 등을 통해 안전 최우선의 원전운영을 통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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