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노조, 이번에는 상급단체 가나?
한수원노조, 이번에는 상급단체 가나?
  • 박재구 기자
  • 승인 2015.04.3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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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7~8일 이틀간 민주노총 대상 상급단체 가입 찬반투표 실시

▲ 박학기 한수원노조위원장(오른쪽)과 김규조 수석부위원장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위원장 박학기/이하 한수원노조)의 상급단체 가입을 위한 3번째 시도는 성공할까?

한수원노조는 지난 29일 상급단체(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가입을 위한 총회 소집을 공고하고, 5월 7~8일 이틀간 찬반 의견을 묻는 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혀 그 결과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상급단체 가입 투표는 작년 대의원대회 의결에 따라 민주노총 한 곳을 대상으로 찬반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5월 7~8일 이틀간 각 사업소별로 투표를 진행하고 개표는 대전에 위치한 한수원 중앙연구원에서 이뤄지며, 각 사업소별 투표함이 중앙연구원으로 이동하는 시간을 고려할 때 투표결과는 9일 새벽 2~3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투표는 전체 조합원 과반수 이상 투표에 투표인단 과반수 이상 찬성이 나올 경우 상급단체 가입이 승인되며, 이 경우 한수원노조는 노조창립 15년 만에 상급단체 가입이라는 해묵은 숙제를 이룰 전망이다.

이번 상급단체 가입 투표가 주목받는 이유는 대상이 민주노총이라는 점과 더불어 지난 1월 29일 보궐선거를 통해 제6대 한수원노조 중앙위원장에 당선된 박학기 집행부의 상급단체 가입에 대한 의지가 이전 집행부와는 달리 매우 강하다는 점이다.

박학기 위원장은 지난 보궐선거에서 ▲노조신뢰 회복과 중앙집행부 중심 총 단결 ▲성과연봉제·퇴출제 등 노동개악 저지 총력투쟁 ▲안전파수꾼으로 노조의 사회적 책임 완수 등과 함께 ▲민주노총으로의 상급단체 가입을 핵심공약의 하나로 제시했으며, 이를 통해 투표인단 60%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그만큼 박학기 집행부의 상급단체 가입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가능성 또한 과거 두 차례의 투표 때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두 차례의 상급단체 가입 시도의 경우 한국노총, 민주노총을 떠나 상급단체 가입 자체를 근본적으로 우려하는 정부와 회사의 설득 작업, 상급단체에 대한 조합원들의 무관심, 거기에 더불어 반원전 기조를 가진 민주노총의 성향에 대한 조합원들의 거부 반응 등으로 인해 상급단체 가입이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전 이명박 정부와 현 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는 동안 선진화, 방만경영 쇄신 등 혁신이라는 이름하에 공기업에 대한 정부의 경영압박이 심화되고, 그 가운데 공기업 종사자에 대한 처우도 악화되면서 조합원들의 불만이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성과연봉제와 퇴출제 등은 조합원들의 위기감을 한층 더 높이고, 노동조합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공기업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면서 한수원 조합원들의 인식도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무리한 공기업 경영혁신 요구가 오히려 원전 현장의 안전성을 위협하고, 직원들 간의 경쟁을 심화시키는 등 비정상적 상황들을 유발시킴에 따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권리를 대변할 힘 있는 상급단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2001년 분사 이후 입사한 젊은 조합원들의 경우 민주노총에 대한 거부감도 선배들보다 덜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측면에서 노조 내부에서는 이번 투표에서는 상급단체 가입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보궐선거에서 박 위원장의 당선이 그의 공약에 공감한 조합원들의 선택이었다면 이번 투표에서 박 위원장을 지지했던 조합원들이 상급단체 가입에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 또한 높을 것을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민주노총에 대한 반감이 강한 조합원들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반원전 기조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민주노총으로의 상급단체 가입이 원자력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한수원과 조합원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를 우려하고 염려하는 의견도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급단체 가입 추진과 관련해 박 위원장은 지난 8일 가진 전문지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성과연봉제 저지와 퇴출제 등의 노동개악들을 저지해 내는 것이 새로운 집행부가 해야 할 일이고 과제"라며 "이러한 일들을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뤄내기 위해서는 상급단체 가입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 정부가 들어 등장한 임금피크제, 성과연봉제, 퇴출제 등은 더 이상 노·사 관계에서는 풀어낼 수 없는 노·정 간의 문제이고, 단사노조의 한계를 벗어나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키 위해서는 상급단체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이 박 위원장의 설명이다.

또한 박 위원장은 민주노총에 대한 조합원들의 거부감에 대해서는 "2005년 상급단체 가입 투표에서 민주노총이 41%의 높은 지지를 얻은 바 있다"며 "작년 5월 대의원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상급단체로 민주노총 가입을 의결한 바 있어 비록 집행부는 바뀌었지만 결의를 승계해 (민주노총 가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박 위원장은 민주노총 가입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대해 "민주노총에 가입하게 되면 복수노조가 생겨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두렵다면 아무것도 못하고 지금처럼 단사노조로 가는 길밖에 없다"며 "복수노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지난 10여 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결국은 한번은 겪고 넘어가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반핵과 탈핵이라는 상급단체의 정서적인 면도 한수원노조 입장에서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원자력 관련 전문가들로 이뤄진 한수원 종사자들이 직접 상급단체에서 목소리를 냄으로써 새로운 원전정책 및 대안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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