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신년사]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 발전산업신문
  • 승인 2016.01.0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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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환익 한전 사장.
건강한 모습으로 병신년 새해에 직원 여러분들을 만나 뵙게 되어서 참 좋습니다.

여러분과 같이 나가야 될 새로운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지난 3년을 간단하게 되돌아보겠습니다. 지난 3년간 여러분께 말씀드린 신년사를 다시 봤습니다.

첫 해는 한전의 가장 중요한 소통의 문제를, 두 번째 해에는 소통이 조금 나아진 상황에서 한전의 당면과제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서 강조했습니다. 에너지밸리도 2014년 1월 신년사에서 이미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여기 빛가람혁신도시에서 새해 인사를 드리면서 우리 한전의 문화에 대해서 스마트(Smart)하고 깨끗(Clean)하고 친절하고 배려하는(Kind) 그러한 문화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오늘은 금년과 앞으로 이어나갈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소위 시대상황과 시대정신(Zeitgeist)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 그 속에서 한전의 설 자리, 또 한전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제 나름대로의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금년은 원숭이의 해입니다. 매년 그 해를 설명하면서 여러 가지 좋은 이야기를 많이 인용합니다. 붉은 원숭이는 특히 길하고 활력이 넘친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가 원숭이에 대해서 갖고 있는 이미지는 그렇게 평화롭고 정돈된 것이 아닙니다. 대체로 부산하고 정신없고 불안정하다는 것이 우리가 원숭이에 대해서 느끼는 것입니다.

그와 같이 우리가 처해 있는 세계 또 우리가 속해 있는 에너지 분야 또한 불안정하고 격변하고 있고 정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 우리의 에너지가 조금 더 긍정적인 면에서 쓰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시대의 세계 경제가 매우 불안합니다. 새로운 패권주의가 생성되고 있고 세계 경제는 어떠한 모멘텀(Momentum)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IS테러와 같은 폭력, 갈등과 분열의 문화가 안정된 삶을 위협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보여집니다.

한국 경제도 활력을 잃고 잠재성장력의 한계 속에서 많은 허들(Hurdle)을 맞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학생들의 교사 폭행같은 패륜적 병리현상들이 나타나면서 ‘응답하라 1988’과 같은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과거에는 우리는 이렇지 않았는데...” 메마르고 팍팍한 삶을 살아가면서 좋았던 옛 시절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꿈꾸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생망’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죠. 이번 생은 망했다. 취업이 안 돼서 하루 종일 이력서를 쓰고 있는 그런 젊은이들의 암담한 마음을 이해해야 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전’이라는 곳은 그 사람들이 몇날 며칠 꿈을 꾸려고 노력해도 다가가기 어려운 곳입니다. 더구나 여러분들과 같이 본사에 근무하고 또 한전의 간부로서 30년 이상을 근무하고 물론 민간과 같이 많은 봉급과 풍성한 성과급 잔치는 향유를 못한다고 하더라도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면서 자식을 키우고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여러분들은 정말 대단한 행운을 가졌다고 볼 수 있고 우리는 일자리 하나라도 더 만들어서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합니다. 앞으로 새로 들어오는 우리 신입사원들, ‘이생망’이라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에 비해서는 너무나 큰 행운을 가진 것이고 국가와 사회에 감사드리고 보답할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파리기후변화협약으로 인해서 모든 것이 바뀌는 그러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네 번의 큰 문명파괴가 있었습니다만 문명 파괴의 5가지 요인 중 2가지가 환경과 기후문제입니다. 로마제국만 하더라도 그러했죠. 지난 산업혁명 이후 130년 동안 지구온도가 0.85도 올라갔는데 한국은 배가 넘는 1.7도가 올랐다고 하죠? 뉴욕에서는 반팔 옷을 입고 다니고 홍수, 지진이 거의 재앙적 수준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2020년까지 우리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낮은 1.5도 이하로 줄이겠다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 얼마나 큰 고통이 따르겠습니까? 대통령께서는 이 고통을 에너지신산업으로 승화해보자, 기후변화총회에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을 시대정신으로 담아서 어려움 속에서 우리가 공유하고 융합하고 극복해야 될 것, 특히 대한민국이 극복해야 될 것을 담아서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 바로 한전의 Zeitgeist, 한전의 시대정신이다,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정신에 맞춰서 우리 한전은 우리 본연을 유지하면서 더욱 달라지는 미래를 준비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각 본부별로 ‘보합대화(保合大和)’에 대해서 여러 가지 힘차고 즐거운 동영상을 준비해 주셨습니다만 제가 금년도 화두를 ‘보합대화’로 선정한 것은 바로 이러한 의미입니다. 보합대화, 인성과 천명을 바로 세우고 한 마음을 이루면 더 큰 의미의 화합을 이룬다는 뜻입니다. 바르게 천리를 따르고 우리가 마음을 합하면 정말 큰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경험을 한 바 있습니다. 2013년 전력 위기상황 속에서 누구나 블랙아웃을 이야기했지만  우리의 힘으로 막아냈습니다. 밀양의 갈등 현장, 도저히 끝이 보이지 않았던 그 갈등을 어렵게 어렵게지만 풀어나갔습니다. 그것은 ‘한전’이라는 대단한 응집력을 발휘했기 때문입니다.

한전이 이러한 시대정신을 알고 다시 한 번 응집해서 보합대화할 경우에는 전력분야 뿐만이 아니고 사회적 병리현상, 국가 문제, 그리고 더 나아가 세계경제와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한전이 중심이 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다 받아들여야 합니다. 해불양수(海不讓水), 어떠한 물도 다 받아들이는 것이 대양입니다. 다 받아들이고 공유하면서 전력산업 생태계의 중심이 되어서 끌고 나가는 것이 보합대화이고 시대정신의 발현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공유와 융합, 그리고 지역사회, 국민, 더 나아가 세계를 품고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중심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이 ‘골든타임’(Golden Time)입니다. 지금 하지 않으면 할 수가 없습니다. 영원히 놓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여력이 있습니다. 심지어 ‘한전이 최고의 전성기다’는 말도 하지요. 한전에 대한 소위 부러움과 비판적인 시각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한전의 이러한 상황이 2, 3년은 충분히 갈 거라고 봅니다.

이 골든타임에 우리가 무언가를 해야 합니다. KEPCO의 관습적인(Conventional) 정신과 철학과 사고로는 우리가 중심이 되어서 새로운 선도자 역할을 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우리 스스로의 화합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 스스로 돌아보았을 때 정말 단합이 잘 되는 조직이라고 자평할 수 있는지 한 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사일로 현상’(Silo’s effect)이라고 하죠, 자기 부문의 이익만을 내기 위해서 노력하다보면 오히려 전체의 해(害)가 되고 전체의 능률과 생산성이 떨어지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무리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이렇듯 화합이 안 되는 속에서 노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소위 ‘신자유주의’, 최대 무한 경쟁만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의 폐해도 많이 나온 게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경쟁을 하면서도 화합하고 이해하면서 서로를 끌어나가는 이러한 경쟁을 해야 하겠습니다. 애플이 살고 소니가 죽은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소니의 섣부른 자유경쟁주의 때문이었습니다. 서로가 같이 이끌어 나가면서 생태계의 중심이 되어서 다 같이 경쟁력을 갖춰 나가는 이러한 사회를 한전이 만들어 가면서 문제를 하나씩 풀어나가고 그러면서 지역의 중심이 되고 산업의 중심이 되고 세계 에너지의 중심이 되는 한전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금년도에 우리가 해야 될 목표와 과제에 대해서 몇 가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첫째는 전력수급 시스템 혁신과 시장에서 중심 역할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시장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한때는 ‘시장’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만 시장을 만들어서 시장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시설과 시스템의 미래화입니다. 과감하게 미래화 시킵시다. 지금까지 한 번도 써 보지 않은 시스템, 한 번도 안 써본 기구와 장비 때문에 많이 주저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보면 발전이 없습니다. 주저하지 말고 보다 현대화하고 우리 안전을 확보하고 또 여기서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는 것은 과감하게 찾아야 하겠습니다.

세 번째는 전력업계 공생발전을 위한 우리의 중심적 역할입니다.

네 번째는 갈등의 보다 현명한 해소, 제도적인 방법과 기술의 발전에 의한 갈등의 해소를 많이 연구해야 합니다. 항상 갈등 문제에 대해서 국지적(局地的)으로 해결해왔습니다만, 더욱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하겠습니다.

다섯 번째로 전력분야와 비전력분야를 융합하는 것을 많이 찾아봐야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융합의 산물을 우리 중심으로 만들어 업역(業域)을 다양화해 나가고 한전의 기능을 발전시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여섯 번째로 에너지신산업 육성을 통해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100조 시장을 선도적으로 유치하면서 지구를 지킨다는 그러한 소명의식을 갖고 이러한 사명을 완수하는데 전력을 다해야겠습니다.

일곱 번째는 우리가 노력하고 있는 에너지밸리의 지속적인 추진입니다. 77개 기업이 들어왔고 곧 100개 기업이 됩니다. 숫자가 문제가 아니고 이 기업들이 들어와서 우리의 100년을 같이 해 나갈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면서 우리의 동반자(Companion)로서 잘 자리 잡아 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전국 본부, 지부에서 한전의 이 역사적 프로젝트에 대해서 다 같이 힘을 합쳐야 합니다. 그래 주시기 바랍니다.

여덟 번째로 세계 에너지벨트를 만듭시다. 해외사업을 하면서 참 어렵고 레드오션(Red Ocean)이 되는 경우도 많았지만 그동안 많은 레슨(Lesson)을 받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KEPCO의 브랜드 가치를 최대한 발휘할 때가 왔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UAE 원전 뿐만이 아니고 앞으로 새로운 수주라든지 발전사업, 자원사업, 새로 시작하는 新에너지 분야에서 얼마든지 우리는 뻗어 나갈 수 있고 이것을 가지고 우리가 구상하는 세계 에너지벨트를 KEPCO 중심으로 만들어 나가야겠습니다.

아홉 번째는 ONE KEPCO의 직장문화입니다. 우리 2만 한전 가족들이 생각은 서로 다르더라도 같은 목표와 연대의식을 가지고 더 나아가 발전회사와 자회사를 모두 아우르면서 명실상부 중심이 되는 그러한 ONE KEPCO를 만드는 노력을 우리가 해야 합니다. 그것이 제가 지난 3년 전부터 꿈같이 주장한 ‘AGAIN KEPCO’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사회공헌을 본격적으로 합시다.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를 보면 위대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진정성이 깃든 사회공헌을 해야 합니다. 한전은 60조가 넘는 매출 기업 아닙니까. 그러한 기업의 격(格)에 맞는 한전의 역량을 통해서 이 사회의 어두운 면을 밝혀 주고 주저앉은 자의 손을 잡아주는 그러한 활동을 하는 것은 한전의 매우 중요한 기능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열 가지 목표와 과제를 금년도 신년사를 통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우리는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한전의 각 부서간 명확한 책임의식을 갖고 생각은 달리하더라도 서로가 자기 사명에 대해서 충분한 의미를 인식하고 공동의 목표를 통해 같이 나가는 이러한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바랍니다.

미래를 향한 실수는 저는 용납합니다. 회피는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3년 동안 제가 일하다 보니까 저는 보입니다. 누구는 번지르르 하게 와서 보고를 하지만 사실상 내용의 핵심을 보면 나는 책임을 지지 않겠다, 이런 저런 이유와 또 구실을 붙여서 빠져 나가는 경우를 제가 많이 봅니다. 저는 보고서가 좀 다듬어지지 않고 보고하는 말이 세련되지 않더라도 여러분들의 의지를 보겠습니다. 정말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고 자기의사 결정의 위험성을 스스로 지고 ‘제가 책임지고 해 보겠습니다’하는 그런 사람을 저는 인정하고 싶습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꼭 상응하는 보상을 해 드릴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2016년도 병신년 한전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미래를 위해서 다시 소통하고 한전이라는 조직을 춤추게 하십시다. 나중에 후배들이 이 중요한 시기에 우리 선배들이 과연 무엇을 했나? 하는 소리를 하지 않도록 우리들은 다시 한 번 보합대화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노력과 투자를 해 나가기 바랍니다.

아무쪼록 건강 유의하시고 새 결심하십시오. 저는 작년에 새 결심 한 가지, 즉 금연은 확실하게 지켰습니다. 새해에 전부 다 한두 가지씩 새로운 결심하시고 새로운 KEPCO를 다 같이 만들어 나가십시다. 여러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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