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추된 고리원전 명예, 반드시 회복할 것”
“실추된 고리원전 명예, 반드시 회복할 것”
  • 박재구 기자
  • 승인 2016.02.0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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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인터뷰] 이용희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장
▲ 이용희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장.

내가 가는 길이 한수원의 역사라는 사명감으로 오랫동안 일해 왔는데 고리원자력본부장으로 부임해 고향과 한수원, 그리고 국가발전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개인적으로 영광이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신임 이용희 고리원자력본부장은 1984년 입사 후 32년 동안 여러 보직을 맡았지만 정작 고향 부산에 있는 고리원자력본부에서의 근무는 본부장이 돼서야 처음으로 하게 됐다. 어쩌면 회사 재직 중 마지막 업무가 될 지도 모르기에 고리원자력본부장의 중책을 맡은 이 본부장의 각오는 남다르다.

이 본부장은 “그동안 한수원에 근무하면서 발전소 건설·시운전·정비 업무는 물론 원전사업 정책수립, 연구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기술을 습득하고 경험을 쌓았다”며 “이러한 경험이 고리원자력본부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본부장은 지난 2015년 11월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그동안 한수원에 근무하며 원자력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특히 이 본부장은 2013년부터 국내 원전 건설사업 업무를 총괄하는 건설처장으로 있으면서 15년간 숙원사업이었던 울진군 8개 대안사업을 지역민과 대화를 통해 타결했고, 지난해 4월에는 원전사업 최초로 기술제안입찰제를 도입해 신고리 5,6호기 주설비공사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시공품질 향상과 건전한 원전사업생태계를 조성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또한 신월성 2호기 준공, 신고리 3호기 운영허가를 취득해 국가 전력수급 안정에도 기여했다.

이 본부장은 동탑산업훈장 수훈에 대해 “한수원 모든 직원들과 건설관련 업계에서 애쓰고 있는 많은 분들의 노력을 대신한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전력생산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게을리 하지 말라는 뜻으로 생각하고 매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수원은 지난 2~3년간 원전비리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았고, 혁신을 통한 뼈를 깎는 자성의 시간을 보냈다. 그 과정에서 고리원자력본부 역시 각종 비리와 사고로 인해 국내 최초 원전으로서 쌓아온 노력과 명예가 실추됐으며, 직원들의 자긍심과 사기 또한 바닥으로 떨어지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에 이 본부장은 본인의 본부장 재임기간 중 발전소의 안정적인 운영과 청렴한 조직문화 확립을 통해 실추된 고리원자력본부의 명예를 회복하고, 땅에 떨어진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노력을 기울 것임을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고리원자력본부 직원들은 최근 5년여 어려운 환경에서 맡은바 임무를 묵묵히 수행해왔고, 힘든 시기를 보내다 보니 직원들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위로하면서 “국민을 위해 양질의 전력을 싸고 안전하게 공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우리가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사명을 되새겨 위기를 극복하고, 신뢰와 명예를 회복하자”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 본부장은 공기업에 종사하는 한수원 직원들은 마음가짐부터 달라야 함을 거듭 강조하면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취임 이후 직원들과의 만남을 통해 국민과 국가를 위해 업무를 공정하고 엄격하게 처리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자고 말하고 있다. 가까운 시기에 모두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 신고리 3호기에 적용된 신형경수로(APR1400) 개발팀장을 역임했던 것으로 안다. 32년간 한수원에 근무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을 소개해 달라.

2001년부터 전력연구원 원자력기술실(현 중앙연구원) 신형원전개발센터에서 신형경수로(APR)1400 기술개발에 참여했다. 당시 APR1400 개발은 국가선도기술개발사업으로 국가적으로도 아주 중요한 일이었고 기존 한국표준형원전(OPR1000)에 신개념 기술을 더해 안전성, 경제성, 운전과 정비 편의성을 향상시킨 대한민국 원자로형 개발사의 이정표였다. 결국 APR1400으로 쟁쟁한 원전선진국을 제치고 석유부국 아랍에미리트(UAE)에 첫 원전수출까지 달성했으니 그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이 어디 있을까 싶다.

1984년 한전에 입사해 32년을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시운전·정비업무, KEDO원전사업총괄, 전력연구원 신형원전개발, 경영기획처 원자력정책수립, 건설처 사업관리 등 보직을 두루 거쳤다. 많은 순간들이 있지만 1996년부터 대외원전건설지원처(KEDO)에서 근무했던 기억은 좀 특별하게 떠오른다. 당시 세계적인 화두였던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해 미국과 북한이 맺은 제네바합의에 따라 북한에 한국표준형경수로를 건설하는 사업이었는데 국내외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한 독특한 프로젝트였던 만큼 하나하나가 소중한 경험이었다.

개인적으로나 한수원이나 국가적으로 좋은 자산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경영관리본부에서 전원계획팀장으로 원자력정책 수립과 전원계획업무를 담당했던 것이나 인천만조력사업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이해관계자들과 만나고 소통하면서 쌓았던 경험도 소중하게 남아있다.

▲ 신고리 3호기가 올해 상업운전을 목표로 시운전시험 중이다. 신고리 3호기의 핵심 특징은 무엇인지?

신고리 3호기는 지난해 10월 30일 운영허가를 받아 현재 시운전시험과 후속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0일 연료장전을 완료하고 12월 29일 원자로 내에서 연로가 중성자와 반응해 연쇄분열을 시작하는 단계인 ‘최초임계’에 성공하는 등 하나씩 하나씩 성공적으로 공정을 밟아가고 있다.

신고리 3호기의 최초임계는 원전 선진국인 미국, 프랑스에서 개발하고 건설 중인 동급 차세대 원자로형에 비해 가장 먼저 임계에 성공한 것으로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의미 있는 성과다. 특히 올해 1월 15일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처음으로 송전선로를 통해 일반 가정과 산업현장에 내보내는 것을 시험하는 최초 계통병입도 무리 없이 성공해 우리나라 원전기술 수준을 다시 한 번 입증하기도 했다. 신고리 3호기는 하나하나의 공정이 원전발전사에서 큰 족적으로 남을 것이다.

신고리 3호기에 적용된 APR1400은 국내최대 140만kW급 원전이면서 안전성도 대폭 향상시킨 대한민국 기술이 집약된 대표적인 설비다. 내진설계를 기존에 비해 1.5배 증가시켜 리히터규모 7.0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고, 후쿠시마원전 사고의 교훈을 반영해 무전원수소제거설비와 원자로 외부비상급수유로를 설치하는 등 대형 자연재해 대응 설비를 갖춘 그 자체로 안전 결정체다.

설계단계부터 강화된 안전기준을 적용해 60년간 운영할 수 있는 것도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성과다. 발전소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주제어실은 디지털기술을 적용한 워크스테이션 형식의 최첨단개념을 도입해 운전원들의 업무부담을 줄이고 인적오류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해 호평을 받고 있다. 국민여러분들이 대한민국의 자랑인 신고리 3호기가 최고의 성능과 품질을 만족하면서 안전하게 가동할 수 있도록 격려와 성원의 마음으로 지켜봐 주었으면 한다.

▲ 이용희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장.
▲ 신고리 3호기가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 원전 선진국에서 개발한 최신형원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들었다. 신고리 3호기 준공에 따른 전 세계 기술력 홍보, 중동 외 해외수출 등 시너지효과는?

대한민국은 2009년 사상 처음으로 한국형 신형경수로 APR1400을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했다. 당시 쟁쟁한 원전 선진국을 제치고 석유부국인 UAE와 수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대한민국은 최첨단 과학기술을 보유한 국가라는 이미지를 알린 것은 물론, 이를 계기로 세계적인 수준의 원전기술과 건설능력을 인정받았다.

최근 신고리 3호기가 상업운전을 앞두고 달성해내고 있는 시운전시험 결과는 현재 건설 중인 미국(AP1000), 프랑스(EPR) 등 제3세대 신형원전과 비교해 건설능력이나 운영기술측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APR1400은 곧 상업운전에 들어가게 되는 신고리 3,4호기는 물론 신고리 5,6호기와 신한울 1,2호기에도 적용될 예정다. 무엇보다 신고리 3호기를 참조모델로 UAE에 건설 중인 바라카원전 1호기가 2017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순항하고 있는 만큼 한국형원전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09년 UAE에 총 4기의 원전을 수출하면서 약 21조원의 직접수출 효과와 34조원에 이르는 추가적인 생산유발효과까지 낳았다. 아울러 UAE원전 수출로 인한 건설·운영 인력을 신규채용해 청년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는 것도 큰 성과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30년까지 160기 이상의 신규원전이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다. 후쿠시마원전 사고 이후 정작 일본은 엔저를 무기로 터키에 원전수출을 성사시켰고 인도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원전대국으로 떠오른 중국도 최근에 영국 에섹스 지방 원전건설 사업을 수주하는 등 범국가적 차원에서 원전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이집트,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여러 곳에서 일본, 중국 등과 경쟁하고 있다. 세계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대한민국 원전이 해외수출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국민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 신고리 3호기는 우리나라 전체 전력량의 몇%를 담당하게 되며, 본격 가동된다면 어떤 시너지 효과가 있나?

신고리 3호기는 올해 5월 상업운전을 목표로 각종 시운전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본격적인 상업운전에 돌입하면 연간 발전량이 약 1만424GWh(이용률 85% 가정)로 이는 국내 총 발전량의 약 2%에 해당한다. 신고리 3호기 한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로 올해 부산시 전체가 사용하는 전기의 절반을 책임질 수 있다. 신고리 3호기가 가동하는 올해는 부산·울산·경남 전력소비량의 약 55%, 신고리 4호기가 가동 예정돼 있는 내년에는 부산·울산·경남 전력소비량의 약 64%를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생산되는 전기로 감당할 수 있다.

신고리 3호기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게 된다. 7개월여 시운전시험 과정에서 생산되는 전기로 3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자원시설세가 발생해 울산시 울주군 세수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발전소 발전량(kW당 1원)에 따라 부과하는 지역자원시설세는 신고리 3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하는 5월 이후에는 매년 104억 원(이용률 85% 가정) 가량의 추가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리원자력본부는 기장군 지역에 가동 중인 원자력발전소 6기에서 지난해 10월까지 지역자원시설세만 310억 원을 납부했다. 여기에 한수원에서 시행하는 사업자지원사업비(160억 원),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지원하는 기본지원사업비(160억 원)가 기장과 울주지역 주민들의 복지와 지역개발,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문화진흥, 소득증대사업 등에 매년 투입된다. 고리원자력본부는 발전소 인근 지자체는 물론이고 지역주민들과 상생할 수 있는 공기업으로 앞으로도 계속 최선을 다할 것이다.

▲ 고리원자력본부는 대한민국 원자력 역사에서 맏형과 같은 존재다. 늘 이슈의 중심에 있기도 했다. 본부를 원활하게 이끌어가기 위해서 지역과의 협력도 중요한 부분인데?

고리원자력본부는 1970년대 국내 최초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를 착공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을 지역주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지역주민 여러분의 도움과 협조와 이해가 없었다면 지금의 고리원자력본부도 없었을 것이다.

최근 5년여 국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악재가 동시에 터지면서 지역주민여러분을 포함해 많은 분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 지난 5년여 저를 비롯해 한수원에 종사하는 모든 직원들이 국민여러분들의 우려와 걱정을 덜어 드리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했다. 실제로 눈에 보이는 성과도 있었다.

전국 4개 본부에 있는 발전소의 안전을 대대적으로 점검하고 3중4중의 안전설비를 대폭 보강해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각종 제도를 도입하고 개선해 시스템을 투명화한 것도 큰 성과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발전소에 근무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안전의식이 예전보다 더 단단해졌다는 것이다. 발전소의 안전은 나로부터 출발한다는 진리를 뼛속 깊이 세긴 시간이었기에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한수원의 올해 경영화두가 ‘여민동락(與民同樂), 국민과 즐거움을 함께 한다’이다.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소중한 전기를 생산하는 공기업으로서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회사가 되자는 결의다. 이 결의를 실천하는 첫 출발은 발전소를 안전하게 운영하는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발전소의 안전운전을 탄탄한 디딤돌로 삼으면 지역상생을 위해 우리가 끊임없이 펼치고 있는 사회공헌활동이나 지역지원사업 등이 더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주민들을 부모, 형제자매처럼 생각하고 자주 찾아 말을 듣고 진심으로 소통하다보면 서로 이해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임기 동안 고향을 위해 진심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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