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죽탄막힘·해파리 등 여름철 출력감발 요인 완전 제거
국내 발전공기업의 운영능력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을 넘어 섰다. 시쳇말로 우리나라 발전설비운영 능력은 장기간 무고장운전(LTTF)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질 정도다.
하지만 ‘낙뢰’ 같은 천재지변에는 여전히 속수무책이다. 사전 예방은커녕 피해 규모를 줄일 변변한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발전소 10km 반경 이내에 내려치는 ‘낙뢰’는 순식간에 전력계통의 자동보호 신호계를 비롯해 여러 취약설비에 영향을 끼쳐 출력 자동 감발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악의 경우 발전소가 정지되는 상황을 겪기도 한다. ‘낙뢰’는 안정적 발전운영에 치명적이다.
■ 잦고 세진 ‘낙뢰’…피해예방 시스템 구축=한국남동발전(주)(사장 장도수) 영흥화력본부는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처음으로 영흥화력 1~4호기에 ‘낙뢰 조기경보‧피해예방 시스템(One-Click Trip 방지시스템/ 이하 낙뢰예방 시스템)’을 최근 구축하는 등 여름철 비계획손실 제로화에 나섰다.
우광윤 영흥화력 발전기술처장은 “2~3년 전부터 여름철 서해안의 낙뢰 발생 빈도가 잦아진데다가 강도 또한 매우 세어졌다”면서 “낙뢰로 인한 발전소 외곽설비의 피해가 종종 발생해 왔다”고 말했다.
더욱이 “국내 발전소 어느 곳이나 낙뢰 감시설비가 전무해 낙뢰를 예측하거나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잇따르는 게 사실”이라며 “운전원이 낙뢰로 부터 취약설비를 보호하려다 오작동하게 되어 되레 출력감발 및 발전설비 정지를 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이런 오류를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이 절실했다”고 말했다. 낙뢰예방 시스템, 즉 ‘One-Click Trip 방지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이유다.
하지만 영흥화력은 ‘One-Click Trip 방지시스템’ 도입으로 단 1초 만에 발전소 주변 낙뢰 정보수집부터 낙뢰 경보 및 피해 예방까지 모든 게 가능하다.
우광윤 처장에 따르면 ‘One-Click Trip 방지시스템’은 낙뢰를 동반한 구름이 발전소 반경 20km 밖, 20km~10km, 10km 이내에 접근하게 되면 1~3단계별로 ‘낙뢰 경보’ 알람이 울리게 된다.
이에 운전원은 낙뢰가 발생할 것을 미리 파악해 취약설비를 사전에 보호, 피해를 예방하는 게 가능하다.
직접적인 낙뢰 피해만 아니면 더 이상 낙뢰는 ‘천재지변’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우광윤 처장은 “향후 영흥화력은 물론 전국 사업소에서도 활용토록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낙뢰 조기경보 발생에 따른 행동절차(SOP)를 마련해 ‘One-Click Trip 방지시스템’ 활용 절차를 체계화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동발전 뿐 아니라 서해안 일대에 소재한 태안화력, 당진화력과도 기술정보를 공유해 안정적 전력공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 서해안발전소들과 네트워크 구축, 전력공급에 만전=여름철 게릴라성 집중호우와 시간당 200mm를 넘는 물 폭탄으로 저탄장의 유연탄 수분 함유량이 높아지면서 죽탄 상탄시 급탄기 출구의 막힘 현상이 잦아 졌다.
영흥화력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키 위해 탄종별 수분함유량과 입도에 따른 막힘 상태를 시험하는 ‘입하탄 막힘성 테스트’를 실시했다.
막힘성 테스트 결과 불량탄은 우기시 상탄배제 또는 건기시 우선소진 토록 하는 등 급탄기 출구 막힘에 의한 비계획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더불어 영흥화력 3,4호기 급탄기 출구 Chute를 포함한 개선공사를 최근에 완료, 109회에 이르던 급탄기 출구 막힘을 제로화하는 데 성공했다.
여름철 발전소 가동중단과 출력감발 요인이기도 한 해파리의 냉각수 펌프 입구로의 대량유입을 막기 위해 서해안에 인접해 있는 태안화력보부와 당진화력본부, 시화조력관리단, 해양전문기관과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등 기술과 정보교류를 통한 선제적 공동대응책도 마련해 두었다.
우광윤 처장은 “여름철 장마와 집중호우, 태풍, 낙뢰 등에 대해 모든 준비를 마쳤다”며 “원자력발전소의 가동중단으로 여름철 전력수급 사정이 썩 좋지 못한 만큼 모든 역량을 집중해 수도권의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