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울원전 5호기 정지, 인턴직원의 조작 실수
[단독]한울원전 5호기 정지, 인턴직원의 조작 실수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3.07.1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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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월성1호기 정지도 4개월 차 신입직원의 조작 실수
원전 수출·신규원전 건설 여파…기존 원전 경험인력 빠져 나가

▲ 사진은 한울원전 전경. 맨 오른쪽이 제3발전소다.

지난 5일 발전이 정지됐던 한울원전 5호기가 11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재가동 승인을 받아 22시 11분 발전을 재개했다. 그러나 뒷맛이 개운치 않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일 한울원전 5호기를 운영하고 있는 한수원 한울원자력본부 제3발전소는 5호기의 증기발생기 2차측 수질관리를 위한 취출수 계통의 밸브에서 소량의 내부 누설을 확인했다. 원안위는 “이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운전원이 복수기측의 밸브를 잘못 개방해 복수기의 진공이 상실되면서 터빈-발전기가 정지됐다”고 밝혔다. 현장 운전원이 증기발생기 취출수 계통 제어밸브 내부누설 정비 차 관련 밸브를 조작하던 중 복수기에 연결된 대기측의 배기밸브를 잘못 개방했다는 것이다.

본지 취재 결과 대기방출밸브를 잘못 개방한 운전원은 한국수력원자력에 입사한 지 1년이 채 안된 인턴직원이었고, 더구나 밸브 개방 작업을 홀로 진행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한울원전 5호기의 인적오류와 유사한 사건이 지난해 10월 월성원전 1호기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월성원전 1호기는 지난해 10월 29일 21시 29분, 정상운전 중 인적오류에 의해 예비디젤발전기 #1이 자동으로 기동됐고, 발전기 고정자 권선 절연손상에 의한 보호계전기 동작으로 터빈 및 발전기가 정지됐다. 또 발전기 정비를 위해 10월 30일 21시에 원자로를 수동으로 정지했다.

올해 1월 17일 열린 '원전사건등급평가위원회'에 상정된 월성1호기 등급평가 결과(안) 자료에 따르면 △발전팀장의 업무지시에 대한 감독/확인 미흡 △전기팀, 터빈차장, 현장운전원 간의 부적절한 의사소통 △터빈차장과 현장운전원의 현장기기 관련 교육훈련 미흡 등을 인적오류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특히 이 자료에 따르면 가압중인 인입차단기반의 계기용 변성기를 잘못 인출한 현장 운전원이 최초 보직발령 4개월이 지난 신입직원이었던 것으로 적시됐다.

원안위는 이번 한울원전 5호기 정지와 관련해 한수원으로 하여금 인적오류를 예방하기 위해 현장 기기조작시 ‘2인 1조 조작원칙’을 시행해 기기동작 적정성 여부를 중복 확인하도록 하는 등 작업관리절차 개선 등을 통해 인적오류 최소화 방안을 수립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한울원전 5호기는 지난 7월 5일 15시 36분경 한울 5호기가 정상운전 중 복수기 진공상실 신호에 의해 터빈 및 발전기 정지(15:36)됐고 이후, 증기발생기 고수위 신호에 의해 원자로 자동정지(15:50)가 발생했다.

■한울원전 5호기 조작실수 1년 안된 신입직원 실수
현장 운전원의 인턴직원 여부를 묻는 질문에 한울원전 제3발전소 관계자는 “입사 1년 후 정식직원으로 전환되는 인턴직원이며 작년 8월 20일 입사했다”고 밝혔다. 인턴직원이 현장서 밸브를 조작할 수 있냐는 질문에 “인턴직원이라 하더라도 직원과 똑 같이 교육을 받고서 자격부여가 다 된다”며 “직원이 입사 후 6개월 이상 발전소에서 근무하면 자격이 부여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현재 발전소 현장은 입사 1년 미만의 직원이 밸브를 조작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인원이 부족한 것일까? 한울원전 제3발전소 관계자는 “한울원전 3발전소 같은 경우 현장 직원들이 3년 이내가 많다”며 “경험있는 직원들을 UAE 원전 현장, 신고리 3,4 등으로 많은 인원을 보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울1발과 2발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현재 현장에 경험이 많지 않은 직원이 많은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현장에서는 6개월 정도 발전소 근무 경험이 있으면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는 답변과 관련해 한수원 노조 한 관계자는 “월성에서도 신입직원 4개월짜리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똑 같은 경우다. 그 뒤로 전용갑 발전 전무(사장 직대)가 반드시 정비를 하기 전에 작업전 회의를 하고, 확인점검 및 동시점검도 진행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며 “한울원전이 이를 안했다는 것으로 보여지며, 사전에 윗선이 회의해진 것이다. 터빈, 즉 발전소 트립(정지)과 관련이 있는 그 중요한 상황에 경험도 없는 1년 안된 인턴직원을 보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노조 관계자는 “현장 밸브 조작은 경험 있는 고참들이 가야 한다. 경험이 적은 직원이 혼자 가야 할 만한 상황에서도 안전 담당 부서 관계자가 동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발전대리(직급)라는 인원을 감축한 바 있다. 보통 현장 경험이 10년차 이상이 되어야 입문할 수 있는 직군이다. 오바홀(계획예방정비) 9~10번 등 현장 경험이 풍부한 직군을 말한다. 그런 사람들이 지금 없다”며 “윗선도 잘못했고, 사전 작업회의를 안했다면 그것 자체도 큰 문제인데, 이런 비상경영체제에서 전력도 부족하다는데, 무조건 두드려 가면서 일을 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월성과 한울원전의 운전원(경험부족 신입직원)과 관련된 이런 문제는 앞으로 서막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간부들이 정신머리가 빠진 것이다. 신입직원들한테 맡겨 놓으면 신입직원들이 뭐를 안다고…. 간부들은 그래도 최소한 20년이 넘게 한 사람들이 아닌가”라며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것이다. 징계 분위기로 인해 서로가 피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그런 상황은 더 생길 수밖에 없다. 더 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월성1호기는 4개월 신입직원의 실수로 정지
한울원전에서 근무하는 다른 한 관계자는 “작년에 입사한 직원인 것으로 알고 있다. 6개월 이상 교육 받아 문제없다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항상 현장에 갈 때는 (신입직원의 경우)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고참 직원이 데려가서 2명이 작업을 해야 한다”며 “고참 직원이 항상 동행해 (신입직원의 경우)실수를 미연에 방지하고, 동시에 경험을 전수하고 유능한 직원으로 키워나가야 한다. 그럼에도 1년도 채 안된 신입직원 1명이 가서 조작했다는 것은 누가 봐도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보다 넓은 시각으로 봐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UAE 원전 수출로 지난 정권이 엄청나게 자랑했지만, 우리 원자력계가 수출을 너무 빨리 선택한 것이다. 그 파장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 우리가 멍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좀 더 있어보면 경험있는 인력이 더 빠져 나가고, 신입직원 들어오면 (UAE 수출 파장이)안 나타난다고 보장 못한다”며 “경험인력이 UAE로 더 나가야 되고, 신입사원은 더 많이 들어와야 하는데, 그동안 그 이야기를 많이 했다. 사람도 없고 경력직원이 더 빠져 나간다, 그러면 있는 사람을 데리고 잘 해나갈 수밖에 없는데,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업전 회의나 그런 것은 다 했을 것이다. 제가 알기로는 처음에 작업을 하기 위해 라인업을 할 때 2인 1조가 작업을 했으며, 발전팀장이 그게 발전 정지위험이 있으니 원상복귀를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마침 다른 곳에 일이 발생했고, 신입직원 1명이 작업을 하는 바람에 그 일이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크게 보면 UAE 수출 파장이 우리 발전소에서 멍들고 있는 것이다. 그게 우리가 수출할 단계가 아닌데, 지난 정부의 욕심 때문에 싼 값으로 터트린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 처음에 그렇게 반대를 했음에도 공공기관 선진화 명문으로 많은 사람을 잘랐다. 그리고 수출이 이뤄졌고, 그 파장이 지금 나타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UAE 수출·신규발전소 건설 여파, 기존 발전소 경험인력 부족
본사에 근무하는 한수원 다른 관계자는 입사 1년 안된 직원을 혼자 작업하라고 보낼 수 있나라는 질문에 “없죠. 이건 단순한 실수다”라며 “그 시기가 인수인계하는 시점인 것으로 알고 있다. 라인업 하는 과정서 배열하는 것을 말하는데, 작업을 하려다가 운전중인 밸브여서 정비가 안 되는 것으로 확인한 후 원위치 하는 과정서 밸브가 바로 옆에 붙어 있다 보니 신입직원이 헷갈려서 실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년 안된 직원이 왜 작업을 했겠느냐. 우리가 UAE 사업을 한다고 경력이 있는 사람들은 다 빠져 나갔다. 그래서 사업소 현장은 신입사원들이 많다. UAE로 경험 있는 사람들이 많이 가고, 신규 발전소로도 많이 나갔다”며 “인력이 충분히 양성되지 않는 과정서 신입사원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이명박 정부가 공공기관 선진화 명문으로 인원을 감축하고 했다. 그 여파다. 필요하니까 왕창 뽑고, 발전소는 신규로 건설하다 보니 중간 직군이 없는 것”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큰 문제다. 지금 현재 인력양성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사업을 수주하면 뭐 할 것인가. 국내 원전 안전이 더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인희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 위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선진화라는 명목으로 현장 노동자 3분의 1이라는 엄청난 인력이 감축된 상태에서도 전력생산과 국민의 안전에 누가될까 노심초사하며 휴일과 밤낮 없이 설비와 싸우고 있는 모든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자들을 통째로 매도하는 시선에 대해 우려를 보낼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UAE 원전 필요 인력은?
정부가 지난 2012년 2월 24일 발표한 ‘UAE 원전 전문인력 수요 전망’ 자료에 따르면 UAE원전 4기를 건설하고 운영하는데 필요한 연간 소요인력은 2011년 926명, 2012년 1,679명, 2013년 2,065명 등 2020년까지 약 1,000~4,000명 선이며 2017년에는 최고 4,307명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UAE는 2011년 11월 자국민으로는 운전인력의 확보가 사실상 어렵다며 우리나라가 UAE원전 운영을 전담해 달라고 요청했고, 우리 정부가 이를 수락한 바 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원전 인력은 신규채용 후에 원전운영을 수행하기까지 최소 4년 이상의 교육과 현장경험이 필요하다. 특히 원전 운전을 위해서는 원자로조종사면허 등의 법적요건을 갖춰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본교육 1년과 현장실무 3년 이상의 경력이 필요하다.

2011년 2월 정부가 발표한 ‘원자력 전문인력 양성 추진현황 및 계획’이라는 보도자료에 따르면 국내 원전 건설·운영, UAE 원전, 추가수출(매년 2기 가정) 등으로 오는 2020년까지 총 2만3,900여명의 원전 전문인력의 신규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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