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해상풍력 발전단지, 100% 국산 기술로 수출 초석 마련
‘삼다’로 알려진 제주에는 가을부터 봄까지 ‘황금 바람’이 분다. 왜 황금이냐면,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데 가장 질 좋은 바람이 불기 때문이다. 이 ‘황금 바람’속에 본격적인 상업운전을 앞둔 국내 최초의 해상풍력 발전도 순항중이다.
한국남동발전은 두산중공업, 남동펀드(남동발전, 교보생명, 농협생명)등과 공동으로 탐라해상풍력발전(주)를 설립하고, 제주 한경면 두모리와 금등리 공유수면 일대에 설비용량 30㎿의 해상풍력발전 건설을 추진했다.
국내 최초의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인 이 사업(건설기간 2015.04~2017.09)에는 총 1,650억원이 소요됐으며 두산중공업이 개발한 3㎿급 ‘국산 풍력발전기’ 10기가 건설됐다. 현재 탐라해상 풍력단지는 10기의 풍력발전기 건설이 모두 완료됐으며, 4기의 풍력발전기에 대한 사용전 검사가 진행 중이다. 사용전 검사가 끝나면 사실상 모든 건설 사업이 종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탐라해상풍력발전(주)는 지난해 9월 29일 제주도 한경면 해상 인근에 풍력발전기 설치를 끝내고 시운전에 돌입한 바 있다.
탐라해상풍력은 지난 2006년 8월 발전사업허가를 취득하고 개발사업시행 승인을 받았지만, 각종 민원 등으로 착공까지 9년의 시간이 걸렸다. 2011년 탐라해상풍력발전(두산중공업 지분 100%)이 설립됐고, 같은 해 11월 포스코에너지가 주주(포스코에너지 64%+두산중공업 36%)로 참여했다. 이후 2014년 12월 포스코에너지와 남동발전은 주식양수도 실사협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마침내 9년의 시간이 지나고 2015년 4월 착공에 들어갔다. 같은 해 12월 남동발전이 주주로 참여했으며, 이듬해인 2016년 3월 재원도달이 완료됐고, 7월에는 풍력발전기 해상기초구조물 설치가 마무리됐으며, 9월에 설치를 완료하고 최초 계통연결에 성공했다. 그리고 모든 공정이 완료되는 올해 9월 30일 종합준공을 앞두고 있다.
본격적인 상업운전을 시작하게 되는 ‘탐라해상풍력’은 제주도민 약 2만 4000여 가구에서 사용 가능한 8만 5000㎿h의 친환경 에너지를 연중 생산·공급하게 된다. 특히 국내 최초 해상풍력의 성공적 추진이라는 ‘성과’를 거둠과 동시에 아름다운 제주의 해안 경관과 어우러진 해상풍력발전단지로 접근성이 좋아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탐라해상풍력발전(주) 관계자는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향후 국내 해상풍력 발전사업의 보급 확산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급 총 10기로 건설된 ‘탐라해상풍력단지’는 대한민국 최초 상업용 해상풍력발전 시대의 개막을 의미하는 것이고, 동시에 100% 국산기술 적용으로 해외 수출 산업화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의의를 갖고 있다. 설계, 제작 및 설치 등 전 공정에 두산중공업의 첨단기술이 집약됐다. 바닷물의 염분 유입을 막을 수 있는 밀폐형 구조로 초속 70m의 강풍(탐라해상풍력발전은 초속 3미터~25미터 사이에 가동을 하며, 초속 25미터가 넘으면 스스로 가동을 중단하게 된다)에도 견딜 수 있게 설치됐다. 또 회전날개는 시시각각 변하는 바람에 따라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하는 방식으로 설계됐고 낮은 부하에서도 높은 운전효율과 안정성을 지닌 영구 자석형 발전기가 장착됐다.
무엇보다 탐라해상풍력은 제주 ‘탄소제로섬’ 정책 구현에 기여함은 물론 해상풍력과 지역사업(두모리조트, 금등체험마을) 연계 등으로 지역주민의 고용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홍성의 탐라해상풍력발전(주) 대표는 “10여년이라는 긴 시간을 거쳐 오는10월 본격적인 상업운전을 앞두고 있다”며 “대한민국 최초 해상풍력발전이라는 그 의의를 되새겨 모범적으로 잘 운전하고 지역과도 상생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정부의 신재생확대 보급이라는 장기적 목표에도 부합하고, 남동발전도 제주의 자연을 기반으로 신재생 확대 보급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최초 국내 해상풍력발전의 성공적 수행이라는 큰 의의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장기적 비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사업 확장을 위해서는 지역 주민의 수용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결국 지역주민과의 신뢰감이 돈독해야 한다”며 “지역 주민들의 기대도 높아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다 보니, 사업인가에서 착공과 완공까지 10년의 시간 동안 여러 우여곡절도 겪었지만, 모범적으로 해결하고 국산 기술의 수출 초석도 다지게 됐다”며 “모범적인 운영을 통해 확장도 하고 수출의 기반도 단단히 다져가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특히 “사업 확장이 중요한데, 지역 사회와의 굳건한 신뢰감을 뿌리 깊게 다져 놓았구나, 주춧돌을 잘 심어놓고 갔구나라는 그런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시운전 기간 동안 미비점들을 완벽하게 보완해 완벽한 상업운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고한 사람들(EPC, 건설, 파이낸싱 등)이 너무 많고 지역주민의 성원도 한 몫이 되어 하나의 작품이 되었다”며 “수고한 모든 분들이 다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행복한 ‘탐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해상풍력 건설을 위해 제주에 내려 온 지 5년 만에 모든 일정을 종료(8월 25일 건설사무소 철수)하고 육지로 탈출(?)한 두산중공업 탐라해상풍력건설사무소 정석용 공사관리부장은 “바다에서 작업하다 보니 1년에 6개월 정도가 실제 공사를 할 수 있는 기간이었는데, 바닷물속에 기초를 박고 타워를 세우고 블레이드를 창작하기까지 비교적 짧은 정도가 소요됐다”며 “실제 건설과정보다 인허가 이후 지역주민과의 협의과정이 더 힘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석용 부장은 “힘든 과정을 거쳐 건설이 완료되어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국내 해상풍력 시장은 아직은 태동단계라 해외 메이커와 경쟁이 안된다”며 “경쟁력이 확보되기까지 ‘국산’을 보호하고 장려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중국은 자국의 부품을 풍력발전기에 장착해 트러블이 발생해 교체할 때도 자국 부품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면서 “국산 부품 역시 최대 20년의 신뢰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담보하고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 베드’가 절실한데,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