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진단용 동위원소 ‘지르코늄-89’ 2종 ‘자동생산 시스템’ 구축

원자력硏, 국내 최초 ‘지르코늄-89 옥살레이트 및 클로라이드 생산 자동화 장치’ 개발

2021-08-03     박재구 기자
원자력연구원이

의료용 동위원소 지르코늄-89(Zr-89)는 반감기가 3.3일로 몇 시간에 불과한 다른 동위원소들과 비교해 체내에 오래 머무를 수 있어 질병에 대한 더욱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이에 지르코늄-89는 암 진단, 면역치료 그리고 나노물질의 체내 거동 확인 등 다양한 의학분야에 쓰이면서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지르코늄-89 옥살레이트와 클로라이드 형태의 의약품 원료물질 2종을 동시에 대량 생산하는 자동화 장치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8월 3일 밝혔다.

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박정훈 박사 연구실은 화학분리공정을 최적화한 후 이에 맞춰 생산장치에 필요한 제어시스템, 핵종 분리 프로그램에 GUI(Graphical User Interface)까지 자체 개발함으로써 지르코늄-89의 생산분리공정을 자동화하는 데 성공했다. 한 번의 버튼 조작으로 지르코늄-89를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탑재해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장비를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번 연구개발은 과기정통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개발한 원격제어 프로그램은 지난달 저작권 등록을 마쳤고, 생산 자동화 장치는 방사성의약품 신약개발 전문회사 ㈜퓨쳐켐에 기술이전할 계획이다. 원자력연구원은 2014년 ㈜퓨쳐켐과 동위원소 생산 상호협력 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이 장치를 통해 생산한 지르코늄-89 옥살레이트, 클로라이드 두 가지 제형 모두 99.9% 고순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자랑한다. 하루 생산량은 100mCi(밀리퀴리) 이상으로 20여 곳의 국내 대형병원 및 연구기관에서 원하는 용량을 언제든지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자동화를 통해 매일 생산이 가능해 생산능력을 확대할 수 있었다.

지르코늄-89는 체내 분포한 암조직을 영상화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데 연구목적에 따라 옥살레이트 제형은 단백질, 항체 기반 의약품 합성에, 클로라이드 제형은 유기저분자와 나노물질 기반 의약품 합성에 쓰인다.
   
현재 원자력연구원은 생산한 지르코늄-89의 중국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아르헨티나, 태국, 마케도니아, 남아공에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지르코늄-89 생산시스템 자체의 도입을 요청하고 있어 지르코늄-89 이용 저변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핵의학회 민정준 회장(전남대학교 교수)은 “지르코늄-89는 차세대 의약품으로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방사성 핵종”이라며 “이번 성과로 항체·면역 영상과 실시간 약물 동태 영상 등 핵의학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국내 인프라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또 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이남호 소장은 “지르코늄-89는 세계 시장 잠재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지르코늄-89 생산장치의 국산화로 우리나라 방사선 산업의 주요 수출 품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원자력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