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전 생태계 정상화’ 팔 걷어…원전 일감 925억 긴급 발주

‘원전산업 협력업체 간담회’ 개최…‘원전산업 협력업체 지원대책’ 및 ‘원전 중소기업 지원방안’ 발표

2022-06-23     박재구 기자

정부는 지난 정부의 탈원전 기조하에서 일감 절벽에 직면한 원전산업 생태계의 당면 어려움을 해소하고, 미래 경쟁력을 강화키 위한 지원대책을 논의키 위해 지난 6월 22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원전산업계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원전산업 협력업체 간담회’를 개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두산에너지빌리티 창원 원자력공장 방문과 함께 이뤄진 이번 간담회에서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이창양/이하 산업부)는 ‘원전산업 협력업체 지원대책’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이영/이하 중기부)는 ‘원전 중소기업 지원방안’을, 두산에너빌리티는 ‘협력업체와의 상생방안’을 발표했다. 

산업부의 ‘원전산업 협력업체 지원대책’에 따르면 우선, 원전 예비품과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설계 등에 925억원 규모의 일감을 올해 중 긴급 공급키로 했다. 이어 2025년까지 1조원 이상의 일감을 추가 공급하고, 최대한 조기에 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대규모 원전 일감이 창출되는 신한울 3·4호기는 전력수급기본계획 반영 등 절차를 거쳐 조속히 발주를 추진할 예정이다. 

둘째, 원전산업 생태계의 일감 연속성을 유지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키 위해 원전 수출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체코·폴란드 등 사업자 선정이 가까운 국가는 패키지 마련과 정부 고위급 수주 활동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노형 수출, 기자재 수출, 운영·서비스 수출 등 수출방식도 다각화하는 등 국가별 특성에 따른 맞춤형 수주전략을 추진한다.

또한 범부처와 관계기관 등 민관이 모두 참여하는 컨트롤타워로 ‘원전수출전략추진단’을 7월에 발족해 수주역량을 총 결집하고, 주요 수출전략국을 거점공관으로 지정해 전담관 파견도 추진한다.

아울러 원전 기자재업체의 글로벌 공급망 진입을 지원키 위해 맞춤형 입찰정보시스템을 올해 하반기에 가동하고, 수출에 필요한 글로벌 인증 지원, 해외 벤더 등록, 수출 마케팅 지원 등도 강화한다.

셋째, 중소기업 정책자금, 기술보증, 협력업체 융자 지원 등 올해 3,8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원전업계에 공급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한수원을 중심으로 협력업체에 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하고, 투자형 지원 규모도 현재 120억원에서 300억원 이상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금융기관(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재단, 기술보증재단,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이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금융 상담데스크’와 산업부 2차관 주재로 ‘원전산업 경쟁력 TF’를 운영해 원전업계의 현안 애로 해소를 지원한다.

넷째, 원자력 연구개발(R&D)에 올해 6,700억원, 2023년부터 25년까지 3조원 이상을 투자키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12월까지 원전산업 밸류체인을 심층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핵심기자재 국산화 개발과 중소협력업체의 수출 지원을 위한 해외수요 연계형 R&D에 집중 투자하는 한편, 원자력 연료와 소재·부품 공급망에 차질이 없도록 핵심품목을 관리한다. 또한 원자력 수소, 원전해체, 방폐물 관리 등 차세대 기술과 원전의 안전성 향상,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대한 투자도 강화한다. 

다섯째, 원자력 R&D에 대학의 참여를 확대해 연구인력을 양성하고, 고준위방폐물 융합대학원을 2023년에 신설해 향후 전문인력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고준위방폐물 관리분야의 석·박사 인력을 매년 20명 규모로 양성키로 했다. 

이에 따라 원자력 관련학과 졸업생의 원전산업 유입 촉진을 위해 인턴 채용 및 정규직 전환을 지원하고, 원전기업 재직자의 역량 강화, 퇴직인력 및 현장 실무인력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여섯 번째, 국내 독자모델인 혁신형 SMR의 개발·상용화에 2028년까지 3,992억원을 집중 투자키로 했다.

이에 따라 중소·중견 기자재업체의 SMR 공급역량 확보를 위한 R&D, 기술 분석·검증, 성능인증, 장비 활용 등을 지원한다. 또한 SMR 개발과 병행해 해외 마케팅도 추진하는 한편 해외 선도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기업이 SMR 글로벌 공급망 형성단계에서 조기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울러 가동원전과 연계한 수소 생산을 위해 기반연구 및 계통영향 분석을 선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증, 법제도 정비, 해외원전 수주 연계를 추진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원전 중소기업 지원방안’에 따르면 우선, 중소 원전업체에 대해 정책자금 500억원을 공급하고, 특례보증 500억원을 신설하는 등 총 1,0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마련키로 했다. 

이에 따라 단기 경영난 극복 대응을 위한 운전자금 300억원, 신규 설비투자를 위한 시설자금 200억원을 원전 중소기업에 우선 배정하고, 시설자금 지원한도도 6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확대한다. 또한 기술보증의 경우 최대 500억원 규모의 특례보증을 통해 보증료 감면(△0.3%p), 보증비율 상향(85%→95%)을 지원하고, 경영애로기업은 기존 보유 중인 기보 보증에 대해 만기연장을 시행할 계획이다. 

둘째, 부실이 발생한 기업(이자보상배율 1미만, 워크아웃 신청 등)은 중진공과 은행의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지원키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은행이 대출했던 기업에 대해 중진공이 구조개선 자금 대출 시 은행은 기존 대출의 만기연장(1년 내외)과 금리인하(상한 3~4%) 등을 지원한다. 현재 기업·농협·수출입·경남은행 등 4개 은행과 협약돼 있으며, 향후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셋째, 원전 중소기업 특화 R&D를 신설하고, 한수원과의 협력을 통해 중소기업들의 기술혁신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원전 중소기업에 대해 R&D 200여억원을 우선 지원하고, 내년에는 250억억 규모의 원전기업 특화 R&D를 신설할 계획이다. 또한 한수원과 중기부가 스마트공장 구축 비용을 공동 지원하는 상생형 스마트공장을 확대(22년 하반기 9개 → 23년 15개)하고, 중소기업 기술혁신 비용 지원 등을 위해 양 기관이 동반성장기금을 조성(22년, 11억원)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간담회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협력사 기술인력 양성, 품질전문가 파견 등 기술지원을 확대하고, 동반성장펀드를 활용한 대출 확대, 품질인증 지원, 장기공급협약 체결 확대 등 협력업체 상생방안을 발표했다. 

정부 관계자는 “원전 협력업체들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경쟁력을 회복해 원전 최강국 건설의 주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