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가리

2015-06-08     발전산업신문
유유히 푸른 들판을 날아야 할 왜가리가 시끄럽고 복잡한 발전소 안으로 날아들어 나갈 문을 못 찾고 어지럽게 난다

문쪽으로 몰아줄 생각으로 손뼉을 치며 쭟아보니 숨 넘어 갈듯 파닥이며 이리 부딪치고 저리 부딪쳐 가만 두는게 나을 것 같아 그만 두고 숨어 지켜보았다

지쳐 어느 구석에 몸을 피했는지, 못본 새에 반대편 문을 찾아 날아갔는지 한참을 숨어 지켜봐도 다시 보이지 않는다...

길을 잃고 허겁지겁 겁에 질려 날뛰는 미련한 모냥이 마치 내 사는 모냥 같구나 하는 생각으로 내내 공장 안을 서성이다 문득 내게 전할 말이 있어 부러 날아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전할 말이 있어 왔다면 내 알아들었으니 너는 부디 푸른 들판으로 훨훨 날아갔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