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美에 원전 증기발생기 부식억제기술 수출

전열관 부식 속도 절반으로 감소, 원전 안전성·경제성 향상 핵심기술

2013-07-16     박재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원자력발전소의 주요 부품인 증기발생기 전열관의 부식을 방지키 위해 개발하고 있는 부식억제제의 성능시험 결과를 미국 주요 연구기관에 수출해 기술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이하 원자력연구원)은 원자력재료개발부 김동진 박사팀이 미래창조과학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인 ‘원전 니켈합금 부식균열 평가 및 예측모델 개발’ 과제(책임자 황성식 박사)를 통해 개발 중인 부식억제제의 성능평가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미국 전력연구소(EPRI, Electric Power Research Institute)에 53만 달러(약 6억 원)를 받고 제공하는 수출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원자력연구원은 EPRI의 국내 회원사인 한국수력원자력(주) 중앙연구원과 협력해 이번 수출에 성공했으며, 자체 개발한 부식억제제의 성능평가 결과를 2015년까지 EPRI에 제공할 예정이다.

고온, 고압의 부식 환경에 노출돼 있는 전열관의 균열은 방사능을 띄고 있는 1차 냉각재 유출이라는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세계 각국은 증기발생기 전열관 외부를 흐르는 2차 냉각재에 특정 화학물질을 첨가해 전열관을 부식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부식억제제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원전의 안전성 및 경제성 향상을 위해 지난 2000년부터 증기발생기 전열관의 부식을 획기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신물질 개발을 추진해 전열관의 응력부식 균열 성장 속도를 절반으로 줄이고 연신율은 2배 이상 향상시키는데 성공했다.

김동진 박사팀은 정밀표면 분석기술과 첨단재료 평가기술을 접목해 부식억제제 개발을 수행한 결과 국내외 특허를 다수를 획득하고, 그 가운데 납에 의한 응력부식에 효과적인 붕소화합물 2종에 대한 성능 데이터를 EPRI에 수출하게 됐다.

EPRI는 이번 계약을 통해 제공받는 자료를 포함해 부식억제제 주요 후보물질에 대한 성능평가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회원사인 세계 유수의 원전 기관에 제공할 예정이며,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기술이 각국의 가동 원전에 적용할 대표 후보군으로 선정될 경우 향후 해당 기술의 상용화 이후 기술 수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EPRI는 원자력을 포함한 전력산업 관련 40개국 1,000여개 기업 및 기관을 회원으로 하는 대규모 연구기관으로, 세계 각국에서 수행되는 연구개발 중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기술과 관련된 연구결과를 구입해 회원들과 공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