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엽號, ‘발전마피아’ 자초하나?
허엽號, ‘발전마피아’ 자초하나?
  • 한윤승 기자
  • 승인 2014.05.08 16: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PC, 남동발전 퇴직자 일자리 보존용으로 전락할 위기
CEO 지원자격 제한 두고 내부 거센 비판과 반발 봇물
사장 눈치 보기 급급…고위간부 침묵의 카르텔로 동조

▲ 최근 경남 진주 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남동발전 본사 사옥 전경.
한국남동발전(주)(사장 허엽)이 2일 ‘고성그린파워(특수목적법인/ 이하 SPC)’ CEO 공모절차에 들어가는 등 5월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고성그린파워 CEO 지원자격을 ‘1직급(갑) 이상(퇴직자 포함)’으로 제한해 공모한 것과 관련, “SPC가 퇴직자를 위한 일자리 만들어 주기여서는 안된다”는 내부 비판이 일고 있다.

이 같은 비판은 ‘현직 1직급(갑) 가운데 본 업무를 제쳐두고 응모할 사람이 있을 수 없다’는 시각과 ‘사장이 권하지 않고서는 현직에 있는 사람 중에 스스로가 들러리 서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 가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즉, 현직 1직급(갑)의 정년이 짧게는 6개월여 내지 길게는 3년 이상이 남은 만큼 현실적으로 지원이 전무할 것이라는 견해와 맞물리면서 '퇴직자 내정설'이 퍼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남동발전이 설립한 여러 SPC 가운데 고성그린파워만 이례적으로 퇴직자를 포함해 사장직을 공모한 터라 “특정인을 위한 배려”라는 의혹의 눈초리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 공모 설계단계부터 내정설 솔솔~
내정설은 이미 3개월 전부터 흘러나온 남동발전 내부만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여인철 한국남동발전 노동조합 위원장은 “‘고성그린파워’와 ‘강릉G-프로젝트’ CEO 자리에 최근 퇴직한 A와 B가 갈 것이라 말은 이미 오래전부터 거론되었던 이야기”라며 내정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여인철 위원장은 또 “SPC 자리에는 퇴직자가 아닌 현직 근무자가 가는 것이 맞다”며 “조직에 대한 충성도나 효율, 인사정체 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퇴직자를 대상으로 공모하는 경우는 이례적인 만큼 노동조합도 관심을 갖고 추이를 지켜 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 사장 눈치 보기 급급…간부들 소신발언도 못해
내부의 비판적 시각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음에도 고성그린파워 CEO 공모가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었던 이유나 원인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남동발전 관계자 A는 “본사 2직급 이상 간부와 사업소장 모두 허엽 사장의 눈치만 본채 내부의 비판적 시각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 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남동발전 관계자 B 역시 “본사 간부와 사업소장 모두 사장의 눈치 보기에 급급한 결과가 빚은 촌극”이라며 “반대 의견이 묵살된 채 공모가 진행된 것은 남동발전 스스로 성장동력을 잃고 침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SPC, 퇴직자 자리보존 관행…'발전마피아' 비난 우려
일각에서는 이번 고성그린파워 사례를 악용해 SPC가 퇴직자들을 위한 ‘낙하산 인사’를 당연시하는 관행이 자리 잡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불거졌다.

남동발전 관계자 C는 최근 세월호 침몰 사건과 견주어 “해수부 업무인 해양과 수산 분야의 특수 대학에서 배출된 인력이 주로 담당하면서 선후배관계가 업무와도 연결되어, 끼리끼리 밀어주고 당겨주는 카르텔이 형성되면서 해피아라는 공생집단이 만들어진 것 아니냐”면서 “우리도 SPC를 이렇게 운영하다보면 결국에는 국민들로부터 ‘발전마피아’라는 소리를 들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원자격을 제한 한 것부터가 의심스럽다”면서 “결국 이번 공모는 퇴직자에게 일자리 몰아주기로 전락시키는 작태고 SPC 설립 취지를 스스로 져버린 처사”라며 비꼬았다.

■ 자격제한은 공익성 강화위한 조치…내정설은 부인
기업노조를 포함한 내부 반발과는 달리, 사측이 체감하는 온도의 차는 분명히 존재했다. 먼저, 퇴직자가 SPC 대표이사로 가는 것이 설립 취지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에 남동발전 고위 관계자 D는 “발전산업에 평생을 이바지한 분인 만큼 자격은 이미 충분하다”며 문제될 것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퇴직자를 위해 일자리 만들어 주기라는)내부 비판과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도 “임명권이 사장 고유의 권한인 만큼 우리가 뭐라 말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일축했다.

또 다른 관계자 E 역시 “아무리 민자발전사업이라 해도 공적기능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면서 “30년 가까이 공익추구 집단서 근무한 경험자가 CEO로서 적격 아니겠냐”며 전·현직으로 지원자격을 제한해 외부인사 영입을 차단한 것이 문제될 수 없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E는 내정설과 관련해 “나도 그렇게는 들어 알고 있다”면서도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도 지원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부정적으로 볼 일은 아니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년이 2년 이상 남았는데 실제 응모할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되고 자신은 응모하겠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못했다.

■ 고성그린파워는….
한편 ‘고성그린파워’는 경남 고성에 1GW 용량의 석탄발전소(2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2015년 2월 착공 예정이다. 남동발전은 2019년 완공 후, 6월부터 상업 운전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고성 그린파워의 자본금은 9,031억원으로 한국남동발전이 29%를 출자하고 SK 계열사가 총 29% 출자하고 나머지 지분은 재무적 투자자(FI)가 참여하게 된다.

남동발전 신성장동력실 관계자는 “고성그린파워는 5월 안으로 설립키로 하고 대표이사 공모절차에 들어간 것”이라며 “바르면 이달 중순 대표이사가 선임되고 법인설립을 위한 절차가 속도감 있게 진행 될 것”으로 설명했다.

■ 고성그린파워 CEO 공모 절차는?
고성그린파워 대표이사 지원자격은 전·현직 1직급 갑 이상으로 공모는 이달 12일까지다. 임기는 2년 보장 후 1년 더 연장하는 방식이다.

제출서류는 지원서와 자기소개서, 경영계획서 등을 준비해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접수하면 된다. 심사기준은 ▲최고 경영자로서의 비전과 전략 ▲전력산업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경험 ▲조직관리 및 기업경영 능력 ▲개혁 지향적 의지와 추진력 ▲청렴성과 도덕성 등 건전한 기업윤리 의식으로 하고 있다.

남동발전은 이달 13일 선발심사위원회를 열고 지원자 가운데 2~3배수로 압축, 14일 허엽 사장에게 보고,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절차에 따르면 이달 중순 고성그린파워 대표이사가 선임되고 곧바로 SPC가 설립될 것으로 전망된다.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황새울로360번길 21, 신영팰리스타워 10층 R1013호
  • 대표전화 : 031-707-2013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재구
  • 법인명 : 발전산업신문
  • 제호 : 발전산업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2416
  • 등록일 : 2013-01-10
  • 발행일 : 2013-01-10
  • 발행인 : 박재구
  • 편집인 : 박재구
  • 충청지사 : 충청남도 보령시 중앙로 180 동부APT상가 208호
  • 발전산업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발전산업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gnkorea@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