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방폐장, ‘더 이상 할 공사가 없다’
경주 방폐장, ‘더 이상 할 공사가 없다’
  • 경주=박재구 기자
  • 승인 2014.06.30 06: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업부 고시, 인허가 위한 사업기간 연장으로 공사기간과는 무관”

▲ 경주 방폐장 지상지원시설 전경.
6월말 완공을 앞둔 경주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이하 방폐장) 1단계 공사가 갑자기 공기 연장 논란에 쌓였다. 지난 23일 사업시행기간 6개월 연장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원개발사업실시계획(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 변경(안)’ 고시가 논란의 불씨가 됐다.

이번 고시와 관련해 원자력환경공단(이하 공단)은 “심도 있는 인허가를 위한 사업기간 연장으로 공사기간과는 무관”하며 “공사기간 연장의 의미는 공사에 참여하는 설계·시공계약자와 협의해 계약기간을 연장하는 것으로 이번 사업기간 연장은 공사기간을 연장하는 계약변경이 수반되지 않으므로 공기 연장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방폐장 안전에 문제가 있어 공사기간을 연장한 것이라며 안전성을 재검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일부 언론들은 ‘준공 또 연기, 안전성 불신 증폭’ 등의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로 근거 없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5월말 현재 99.97%의 공정률을 보이며 6월말 완공을 목표로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 원자력환경공단으로서는 예상치 못했던 공기연장 논란에 벙어리 냉가슴 앓는 심정으로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이에 에너지전문기자단(이하 기자단)은 지난 25일 방폐장을 방문해 직접 공사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기자단은 인수저장건물을 비롯한 지상지원시설과 지하처분시설을 방문해 공단 측의 말대로 6월말 공사완료가 가능한 상태인지, 공사기간을 6개월 연장할 만한 이유가 있는 지를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방문한 지하처분시설의 상태는 지난해 11월 중순 방문 시와는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사일로 공사를 위해 투입됐던 대형 크레인을 비롯한 중장비는 간 데 없고, 건설 분진으로 인해 안개가 낀 것처럼 탁하고, 마스크를 써야 할 만큼 공기가 좋지 않았던 동굴 내부는 지상과 별반 다름없는 투명하고 쾌적한 모습이었다. 이는 공사가 거의 완료돼 동굴 내부의 분진이 대부분 배출된 상태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일로를 비롯한 동굴 진입로 내벽 및 바닥 마감공사, 각종 배관공사도 완료돼 이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깔끔한 모습이었으며, 몇몇 작업자들이 남아 크레인 이동 철로를 고정하는 볼트 부분 페인팅 등의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었다. 공단이 일부러 숨기고 보여주지 않은 이상 어디에서도 6개월 이상을 진행해야 할 만큼 진척이 안 된, 추가공사가 필요한 부분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6월말 공사완료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였다.

방폐장의 안전은 단연 최우선 과제다. 방폐장 공기가 당초 23개월에서 53개월로, 다시 71개월로 늘어난 것은 연약지반, 지하수 유입 등의 문제가 발생해 안전성을 강화를 위한 추가조치가 필요해서였다.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발생했고 문제 해결을 위해 시간이 필요했으며 결국 문제를 해결했다. 그렇다면 모두가 원하는 안전한 방폐장을 만들기 위해 보내야했던 긴 진통의 시간은 충분히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진짜 풀어야 할 문제는 신뢰와 공감이다. 정부, 공단, 지역주민, 환경단체 모두가 원하는 것은 믿을 수 있는 안전한 방폐장이다. 대부분의 원전 운영국가에서 선택한 천층처분방식 대신 건설상의 어려움이 예상된 동굴처분방식을 택한 것도 보다 안전한 방폐장을 원한 우리 스스로의 선택이었다. 근거 없는 불신과 트집으로 스스로의 선택을 외면하는 무책임한 행동보다는 확인을 통해 인정할 건 인정하고, 비판할 건 비판하는 생산적인 자세가 진정 우리 모두를 위한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이제는 우리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할 시점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 세대에게도, 미래를 살아갈 후대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도록 안전하게 방폐물을 관리하는 것이 모두의 바람이자 지향점일 것이다. 그러기에 이제는 신뢰를 바탕으로 정부와 공단은 안전한 관리자의 역할을,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철저한 감시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안전한 방폐장’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공감과 협력을 시작할 때이다. 방폐장은 누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풀어야할 숙제이기 때문이다.

▲ 2013년 11월 20일 방문 당시 사일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지하처분시설 내부 모습.
▲ 014년 6월 25일 방문 당시 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지하처분시설 내부 모습.

 

 

 

 

 

 

 

 

 

 

 

■ 5월말 현재 99.97% 공정률, 6월말 공사완료 예정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에 건설 중인 경주 방폐장은 5월말 현재 99.97% 공정률을 보이며 건설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6월말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지난 2008년 8월 공사를 시작해 6월말 공사가 끝나는 방폐장 1단계 공사는 10도의 기울기를 따라 지하로 뚫고 들어가면서 1,415m의 운영동굴과 1,950m의 건설동굴, 이를 연결하는 하역동굴, 방폐장 핵심시설인 처분고(사일로) 6기, 수직 출입구 등을 건설했다. 또 방폐물건물, 인수저장건물, 지원건물 등의 지상지원시설을 건설했다.

반입된 방폐물을 검사하고 보관할 수 있는 지상지원시설은 2010년 완공돼 그해 12월 한울원전과 월성원전으로부터 방폐물 1,536드럼을 반입하는 등 이미 본격 가동에 필요한 준비를 끝낸 상태이며, 현재 약 4,300 드럼의 방폐물을 보관 중이다.

또 지하 80~130m 깊이에 건설된 사일로는 지름 30m, 높이 50m에 이르는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로 내진 1등급으로 건설돼 리히터 규모 6.5 강진에도 견딜 수 있다. 공단은 준공 후에는 각 사일로마다 원전, 병원, 산업체 등에서 발생한 중·저준위방폐물 약 1만6,700드럼씩 10만 드럼을 처분할 계획이다.

공단은 당초 계획보다 공사기간이 늘어난 것과 관련해 “통상 일반터널은 입구와 출구 양쪽에서 동시에 굴착해 공사 도중 지하수가 나와도 자연배수가 돼 문제가 없지만 입·출구가 하나뿐인 경주 방폐장 동굴공사는 지하 한쪽방향으로만 하향(下向) 굴착을 해야 하는데다 지하수를 만나면 별도의 양수작업이 필요해 건설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또한 환경단체들의 지하수 유출로 인한 방사성물질 누출 우려 지적에 대해서는 “사일로 주변에 지하수가 있어도 균열이 발생치 않도록 충분히 보강공사를 했고, 방폐물 처분이 끝나면 사일로의 빈 공간을 쇄석으로 채운 뒤 입구를 콘크리트로 봉인해 철저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폐쇄 후 방폐장 주변 방사선량은 연간 0.01mSv 미만으로 관리되며, 이 수치는 일반인 연간 허용 방사선량의 100분의1 수준이다.

한편 공단은 1단계 10만 드럼에 이어 2단계 12만5,000드럼 규모의 천층처분장을 건설키 위해 주민설명회를 여는 등 준비에 착수했다. 경주 방폐장은 214만㎡ 부지에 60년간 원전, 산업체, 병원 등에서 발생한 80만 드럼의 중·저준위방폐물을 처분하게 된다.

▲ 6월 25일 원자력환경공단 최기종 실장이 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사일로 앞에서 지하처분시설 건설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황새울로360번길 21, 신영팰리스타워 10층 R1013호
  • 대표전화 : 031-707-2013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재구
  • 법인명 : 발전산업신문
  • 제호 : 발전산업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2416
  • 등록일 : 2013-01-10
  • 발행일 : 2013-01-10
  • 발행인 : 박재구
  • 편집인 : 박재구
  • 충청지사 : 충청남도 보령시 중앙로 180 동부APT상가 208호
  • 발전산업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발전산업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gnkorea@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