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미완의 도시 ‘빛가람’을 다녀오다
[현장]미완의 도시 ‘빛가람’을 다녀오다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4.08.05 14: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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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옥'의 화려함 뒤에 숨은 현실, 녹록지 않은 '빛가람 시대' 예고

▲ 전력거래소 나주 신사옥

광주전남 혁신도시 ‘빛가람’의 모습은 아직은 ‘공사판’ 그 자체였다. ‘빛가람도시’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31층 높이의 한전 신사옥은 사막에 지어진 ‘피라미드’처럼 낯설었다. 거대한 지하 공간을 자랑하는 코엑스몰, 세계적인 호텔과 대한민국 무역의 상징인 무역센터 등이 자리 잡은 ‘삼성동’의 한전을 떠 올린 것 자체가 무리였던 것일까?

1시간 30분을 꾸물거린 후, 휴가철 차량이 뒤엉킨 서울 고속도로 나들목을 빠져 나와 5시간 30분이 걸려 광주 광산나들목에 이르렀다. 애초 목적지인 광주 도심을 뒤로 하고 30여분이 더 걸린다는 나주 혁신도시로 발길을 돌렸다.

광산IC를 빠져 나와 13번 국도를 탄 후 해남 방향의 49번 지방도를 타고 나주 혁신도시로 향했다. 20여분을 달렸을까? 저 멀리 우뚝 솟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영산강을 가로지르는 지석대교를 지나자 이 은빛의 한전 나주 신사옥은 더욱 또렷히 보였다. 이곳 ‘빛가람도시’에는 우리나라 전력산업계를 대표하는 한전을 위시해 한전KDN, 한전KPS, 전력거래소 등의 기관이 본사를 옮기는 광주전남 혁신도시다.

▲ 한전 나주 신사옥

한전을 비롯해 3곳의 전력관련 기관들의 신사옥은 말 그대로 눈이 부셨다. 오는 11월 본사 이전을 완료하게 될 한전의 나주 신사옥은 14만9372㎡의 부지에 연면적 9만3222㎡, 높이 154m, 지상 31층, 지하 2층으로 설계됐고, 이달에 준공될 예정이다.

1,425명이 근무하게 될 한전의 신사옥은 전력 대표 공기업에 맞게 ‘그린에너지 명품 건물’로 건설됐다. 업무용 건물로는 6750kW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신재생설비가 설치됐고, 에너지 소비량의 42%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게 된다.

한전을 뒤로 하고 나오자 이번에는 944명이 근무하게 될 한전KDN의 사옥이 눈에 들어온다. 올 연말까지 입주하게 될 한전KDN의 신사옥은 지상 19층 지하 1층, 연면적 4만6286㎡로 건설되고 있다. 총 4개 동으로 건설되는 한전KDN 나주 신사옥은 본관동을 비롯해 연구동(4층), 교육동(3층), 생활관(114세대 독신자 숙소/9층)으로 구성됐다. 모기업 한전과는 지근거리다.

▲ 한전KDN 나주 신사옥

한전KDN 인근에는 한전KPS의 신사옥 들어서 있다. 아직 마무리 공사가 진행중인 한전KPS 신사옥은 부지면적 5만2894㎡, 시설규모 지상 19층, 지하 1층으로 건설되고 있다. 한전KPS는 오는 10월말까지 본사이전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나주 한전KPS 본사에는 482명이 근무하게 된다.

이제 나주 혁신도시에서 마지막으로 들를 곳은 전력거래소 신사옥이다. 302명이 근무하게 될 전력거래소 나주 신사옥은 4만4119㎡ 부지에 건축연멱적 7649㎡, 지상 9층, 지하 1층 규모로 건립됐다. 전력거래소는 10월초 본사이전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곳 나주로 이전하게 될 한 회사 관계자에게 스마트폰으로 멋들어지게(?) 찍은 화려한 신사옥의 사진을 전송했다. ‘신사옥이 너무 멋지다’라는 문구와 함께. 하지만 그것도 잠시, 뭔가 허전하고 걱정스런 분위기가 감돌았다. 아, 아직은 미완의 이 황량한 도시에서 생활해야 하는 ‘그들’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눈에 띄는 설계에 최첨단 기술과 기법이 적용된 화려한 ‘신사옥’들 사이로, 공사장에서 쏟아져 나온 쓰레기가 쌓여있는 이곳 나주 혁신도시는 그래도 아직은 공사판이었다.

▲ 한전KPS 나주 신사옥

이전 공공기관들의 신사옥을 마주하고, 새로운 아파트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공공기관들이 들어서는 주변 블록의 오피스텔 및 상가들은 아직 공사중이었다. 정리되지 못한 도로들, 찾기 어려운 상가, 흔한 식당 하나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이달에 입주를 시작한다는 공사판 한가운데의 오피스텔은 가장 적은 공간이, 20여분 거리의 화려한 네온사인이 번득이는 광주 도심 오피스텔 임대료와 맞먹었다.

지난 6월 이곳에 가장 먼저 터를 잡고, 새 생활을 시작한 한 공공기관의 모습은 거대한 대양에 홀로 선 무인도처럼 외로워보였다. ‘빛가람도시’로 명명된 나주혁신도시는 ‘황량’함을 넘어서 ‘황당’했다. 이곳으로 올해안에 한전을 비롯해 4개 전력관련 공기업에서 일하는 3,153명의 전력 일꾼들이 삶의 터전을 옮겨야 한다. 하지만, 아직은 수술의 상처가 너무 큰 ‘빛가람’의 오늘을 보니, 쉽지 않은 ‘빛가람’ 시대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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