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보’ 논란 불러온 SBS의 보도, 그 이면은?
‘오보’ 논란 불러온 SBS의 보도, 그 이면은?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3.06.1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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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SBS [8시 뉴스]는 ‘신고리 3·4호기 내진설계 시험도 위조’라는 제목의 기사를 [단독]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해당 기사에 대해 제품을 납품한 기업과 한수원이 해명자료를 내고 반발했다. 사진은 해당 기사를 보도하고 있는 18일 SBS [8시 뉴스]를 캡처한 장면이다.

18일 SBS [8시 뉴스]는 ‘신고리 3·4호기 내진설계 시험도 위조’라는 제목의 기사를 [단독]으로 보도하면서 “원전 내부에서 발생하는 수소를 제거해 폭발을 막는 핵심 안전장치입니다. 피동형수소제거장치 PAR로 불리는 이 부품은 신고리 3, 4호기에 납품되기에 앞서, 규모 6.9의 지진에 견디는 0.3g 내진성능 실험을 통과해야 했습니다. 납품처인 신고리 3·4호기가 기존 원전보다 높은 규모 6.9의 지진에 견디도록 설계됐기 때문입니다”라고 보도했다.

아울러“새한TEP가 검증한 이 부품의 검증 서류가 위조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의 내부 조사 결과, PAR의 내진성능 시험을 종전처럼 0.2g에서 수행하고도 0.3g에서 성공한 것처럼 조작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SBS [8시 뉴스]는 “새한이 신고리 3·4호기에도 이것을 납품하기 위해서 0.3g에서 성공한 것처럼 데이터를 좀 조작한 걸로 저희가 보고 있습니다”라는 원자력안전기술원 관계자의 인터뷰도 함께 보도했다.

■납품업체․한수원 “사실이 아니다”밝혀
SBS [8시 뉴스]가 보도한 이 기사와 관련해 해당 제품을 신고리 3·4호기에 납품한 K기업은 18일 해명자료에서 “이 부품의 검증은 새한TEP에서 한 것이 아니라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에서 수행”했다며 “KTL의 3축 내진시험장치에서 신고리 3·4호기 사양에 맞추어 시험을 했기 때문에 위조된 것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또 ‘원자력안전기술원의 내부 조사 결과, PAR의 내진성능 시험을 종전처럼 0.2g에서 수행하고도 0.3g에서 성공한 것처럼 조작한 것’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신고리 3·4호기는 AP1400 모델로서 안전성이 강조된 우리의 연구결과물”이라며 “이에 따라, 내진검증도 0.3g 이상에 견디도록 설계되어 있다. 우리는 이러한 조건에 맞추어 국가기관인 KTL에서 내진시험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19일 SBS 8시 뉴스[6.18(화)], 세계일보(19일,12면) ‘신고리3·4호기 내진설계 시험도 위조’ 에 대한 해명자료를 내고 “해당 부품의 검증기관이 새한TEP라는 것과 검증 서류가 위조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이날 해명자료에서 “신고리3·4호기의 PAR 설비를 검증한 기관은 새한TEP가 아니라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이며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2011년 9월경 0.3g의 조건에서 내진성능 시험을 수행, 만족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따라서 신고리3·4호기에 이미 설치된 해당 부품의 검증기관이 새한TEP라는 것과 검증 서류가 위조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18일 SBS 8시 뉴스에 원자력안전기술원 관계자의 인터뷰가 방송된 것과 관련해 원자력안전기술원 홍보팀 관계자는 “오보”라며 “검증기관이 새한TEP가 아니라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며, 이미 한수원에서도 해명자료가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외부에서 인터뷰 요청이 오면 홍보팀으로 오게 되어 있는데, SBS 8시 뉴스를 보면 누가 인터뷰를 했는지 알 수도 없다”며 이번 보도가 어떻게 나가게 된 것인지 의아해 했다.

■SBS "새한TEP, 신고리 3,4용 PAR 데이터 조작은 사실"
18일 [8시 뉴스]를 통해 새한TEP의 위조 사건을 단독 보도한 SBS 이상엽 기자는 19일 전화통화에서 한수원과 납품업체, 원자력안전기술원 홍보팀 해명자료에도 불구하고 새한TEP가 신고리 3·4호기 PAR와 관련해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팩트’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왜 그런 것일까?

이상엽 기자는 “한수원 쪽하고 통화를 많이 했다”며 “일단 기사를 쓰게 된 것은 KINS(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새한TEP가 신고리 3,4호기에 들어가는 PAR에 대해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것은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초 “오보”라고 밝혔던 원자력안전기술원 홍보팀 관계자도 “확인해보니 저희가 확인한 것이 맞다”라고 밝혔다.

이상엽 기자는 “한수원도 (해명)자료에 포함을 하지 않았지만, 인정을 하는 부분”이라며 “문제는 새한이 나중에는 입찰에 들어가지 못했고, 조작을 하려고 가짜로 만들어 놓은 보고서가 KINS에 걸렸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K기업에서 납품한 것이 장착됐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결국 위조된 물건은 신고리 3·4호기에는 못 들어갔지만, KINS 입장에서는 납품이 됐든 안됐든 위조된 서류를 조사해보니 0.2g를 0.3g로 가짜로 바꿨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왜 논란 불러왔나?
SBS의 이번 보도는 큰 논란을 불러왔다. 이미 납품돼 장착된 신고리 3·4호기의 PAR과 관련된 시험 성적서가 조작된 것으로 오해를 불러 왔기 때문이다. 앞서 밝혔듯이 신고리 3·4호기에 설치된 PAR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이 내진 검증을 수행했다.

이상엽 기자는 “어제 나간 기사는 실제로 신고리 3·4호기에 들어간 제품이 새한 것이라는 얘기는 없다”며 “만약에 (검증서가 위조된 물건이)들어가면 큰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새한은 그것과는 별도로 위조를 했다는 것이 팩트이고, 한수원도 그걸 알기 때문에 자기들에게 불리한 내용은 빼고 ‘현재 들어가 있는 것은 다른 제품이다’ 그 얘기만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어제 SBS [8시 뉴스]에서 보도한 ‘신고리 3·4호기 내진설계 시험성적서 위조’기사는 , 제품의 납품 여부와 상관없이 내진시험 검증 서류가 새한TEP에 의해 위조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SBS 이상엽 기자는 “새한TEP가 위조한 검증서의 시점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신고리 3·4호기에 설치된 PAR는 그 계약 시점이 2010년이다. 이 제품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중소기업과 협력연구개발 과제를 통해 개발한 제품으로 당시 시점에서는 개발선정품으로 인정을 받아 수의계약을 통해 납품한 제품이다. 이 계약을 근거로 신고리 3호기에는 2011년 6월에, 신고리 4호기에는 2012년 4월에 각각 납품됐으며 대형 16대, 중형 10대, 소형 4대 등 호기별로 30대가 설치됐다.

한수원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KTL이 지난 2011년 4월 인증을 완료한 제품이고, 납품업체가 2011년 5월 4일 한전기술에 승인을 요청해 6월 14일 승인을 받은 제품”이라고 밝혔다.

신고리 3·4호기에 PAR를 납품한 K기업 관계자는 “아마도 계약이 끝난 기술시방서를 가지고 당시 한수원에 업체 등록을 준비하던 경쟁업체가 인증기관에 검증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경쟁업체가 2011년 12월 경 한수원에 공급업체 등록을 신청했고, 최초 경쟁 입찰을 시행한 날 등록 마감 하루 전인 2012년 1월 26일 경쟁업체의 등록이 완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새한TEP는 왜 검증서의 데이터를 조작해 위조했을까? 그리고 검증을 맡긴 업체는 어디일까? SBS 이상엽 기자는 새한TEP가 검증한 업체가 어디냐는 질문에 “그것은 확실히 듣지는 못했지만 S기업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이은철, 이하 원안위)는 지난 15일 지난 5월 3일부터 정기검사를 수행해 온 한울원전 5호기에 대해 재가동을 승인했다고 밝히면서 “건설단계부터 현재까지 국내검증업체의 기기검증서 총 165건을 조사한 결과, 새한TEP의 기기검증서 14건 중 2건이 위조되었으며, 위조된 2건은 수소제거장치(PAR)에 대한 기기검증서로서 같은 장치에 대한 내진시험보고서와 내환경시험보고서”라고 밝혔다.

원안위의 발표는 원전에 설치된 PAR에 대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PAR(Passive Auto-catalytic Recombiner, 피동형수소재결합기)는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수소제거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가된 수소제거장치를 말한다.

원안위는 그러면서도 “내진시험보고서는 시험결과를 분석한 결과 내진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었고, 내환경시험보고서는 시험요건에 규정된 붕산수 대신 일반수를 사용하여 시험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수소제거장치는 후쿠시마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추가적으로 설치한 것으로, 이미 기존에 수소를 제거하는 설비가 운영되고 있어 원전의 안전성에는 영향이 없으므로 재가동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었다”고 밝혔다.

위조된 기기검증서를 바탕으로 납품된 PAR는 고리3,4호기, 월성4호기, 한빛2.3.6호기, 한울 2.36호기 등 모두 9기에 설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수원이 운용중인 원자력발전소에 설치된 PAR는 애초 개발선정품으로 지정돼 2012년 7월까지는 수의계약으로 납품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수원은 국제경쟁입찰로 구매 방식을 바꾸었고, 2012년 1월을 시작으로 두 번의 입찰이 진행돼 결국 S기업이 낙찰자로 선정돼 계약했고, 해당 제품을 납품하게 됐다. 이번에 검증서가 위조된 PAR가 바로 S기업이 납품한 제품들이다.

계약에 따라 S 기업은 영광4호기, 울진3호기, 고리3호기 등 최초 경쟁입찰 계약 물량과 검사장비 등을 납품하게 된다. 이후 S기업은 두 번째 국제경쟁입찰에서도 계약을 수주했고, 1차로 해당 PAR를 납품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차로 나머지 호기에 장착될 물건을 생산해 납품을 준비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의 국제 경쟁입찰을 통해 S기업이 확보한 물량은 대형 246대, 중형 179대, 소형 54대 등 총 479대의 PAR다. 이중 원안위가 지난 15일 밝힌 고리 3호기 등 9기에 납품된 PAR는 대형 112대, 중형 63대, 소형 24대 등 모두 199대다.

■PAR가 뭐지?
2011년 3월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폭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당시 정부와 한수원은 원전 안전 대책을 통해 국내 전 원전에 전원이 없어도 가동될 수 있는 PAR 설치를 추진했다. 해당 시기는 올해 말까지다.

원자력발전소는 격납용기 내부에는 수소를 제거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하게 되는데, 격납용기 내부에서 사용되고 있는 장치는 우선 점화기(Igniter)가 있다. 공기 중에 수소의 농도가 증가하면 수소-공기 혼합가스를 일정량을 모아 강제로 점화시켜 연소시킨 후 방출시키는 시스템으로 원전 선진국인 미국이 점화기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다른 방식이 바로 피동형 촉매 수소재결합기(Passive Autocatalytic Recombiner)시스템을 설치하는 것. 원자력발전소 격납용기의 규모에 따라 20~40개 정도의 PAR를 설치해 수소촉매 연소를 기반으로 수소를 제거하는 것으로 유럽의 대부분의 원전에서 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국내 원자력발전소는 미국과 유럽식의 두 가지 방식의 수소제거장치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 수소점화기는 수소의 발생 정도가 많고 농도가 높은 영역에서 사용되고, PAR는 상대적으로 10vol.%의 낮은 농도의 수소를 제거하기 위해 설치된다. PAR를 이용해 격납기 내부의 수소 농도를 가연 한계인 4vol.%이하로 낮추는 것이 목적이다.
 
PAR는 원자력발전소의 격납용기 내부에 유사시 발생된 수소를 제거하는 장비로, 전자 및 구동장치 등 점화원이 될 수 있는 장치는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 즉, 전원이 없어도 스스로 작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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