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소외전력계통 ‘밀폐 설비’로 변경…염해 인한 '섬락' 방지
원전 소외전력계통 ‘밀폐 설비’로 변경…염해 인한 '섬락' 방지
  • 박재구 기자
  • 승인 2020.09.26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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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안위·산업부, ‘태풍(마이삭·하이선)으로 인한 원전 정지 조사결과’ 발표
자연재해 영향범위 고려 사전 출력감발·가동정지 등 비상운영방안 마련
고리원자력본부 전경
고리원자력본부 전경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엄재식/이하 원안위)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이하 산업부)은 태풍 마이삭(9월 3일)과 하이선(9월 7일)의 영향으로 소외전력계통에 문제가 발생해 정지됐던 원전 8기(고리 1~4, 신고리 1·2, 월성 2·3)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원전 정지는 원전과 외부 변전소 사이의 송전선로 및 관련 설비 이상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소외전원 차단경로와 원인을 명확히 규명키 위해 원안위와 산업부는 합동으로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관리영역에 대한 조사까지 실시했다.

지난 9월 3일 부산에 상륙한 태풍 마이삭으로 인해 인근 고리원전에는 최대풍속 32.2 m/sec의 강풍이 불었으며, 6기의 원전(고리 1~4, 신고리 1·2)에서 시차를 두고 소외전원 공급이 중단돼 비상디젤발전기가 기동됐고, 이 가운데 정상운전 중이던 4기의 원전(고리 3·4, 신고리 1·2)이 정지됐다.

또 지난 9월 7일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월성원전 부지에 최대풍속 33.1m/sec의 강풍이 기록됐고, 월성 2·3호기의 터빈·발전기가 정지되는 상황에서 소외전원이 유지됨으로써 원자로는 60% 출력상태로 가동됐다.

원전 부지에는 원자로에서 열에너지를 발생시켜 그 힘으로 터빈을 회전시키고 전기를 생산해 송전설비를 통해 외부 변전소 등으로 송전을 하는 것과 동시에 원자로냉각재계통 등 안전설비 등에 필요한 전력을 외부 송전설비 등으로부터 공급받도록 설비가 마련돼 있다.

■ 소외전원 차단 원인 - 터빈건물 옆에 위치한 송전설비의 절연체(애자, Insulator)에 ‘섬락’(Flashover, 순간적으로 전기가 통하거나 전하를 띤 두 물체가 부딪쳤을 때 불꽃이 튀는 현상)으로 전류가 흘렀고, 이로 인해 차단기가 작동해 소외전원이 차단된 것으로 조사됐다.

고리 1·2호기 경우 계기용 변류기와 대기보조변압기를 통해 원전에 전기를 공급하는 수전선로 절연체에서 섬락으로 소외전원이 모두 차단됐으며, 고리 3·4호기는 계기용 변압기에서 섬락이 발생해 원자로가 정지되고 태풍 이후 대기보조변압기의 피뢰기에서 섬락이 발생해 소외전원이 차단됐다.

또 월성 2·3호기 경우 계기용 변성기 섬락으로 터빈·발전기가 정지되고 소외전원 1회선은 유지됐으며, 신고리 1·2호기의 경우 고압점퍼선과 철골구조물 간 섬락이 발생해 소외전원이 차단됐다.

■ 섬락 발생 원인 - 고리 1~4호기와 월성 2·3호기의 경우 태풍 당시 강한 해풍으로 인해 외부로 노출돼 있던 송전설비 등에 염분이 침착됨에 따라 절연체에 섬락이 발생했으며, 특히 고리 3·4호기의 경우 태풍이 지나간 다음날에도 태풍 당시 부착된 염분을 통해 섬락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신고리 1·2호기의 경우 지지용 철골구조물(갠트리타워)과 고압선 철탑에 송수전용 고압 점퍼선이 늘어져 설치된 상태에서 강풍에 의해 점퍼선이 갠트리타워 및 철탑에 근접해 섬락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발전소 인근 한전 관할 송·변전설비에는 염해로 인한 섬락, 강풍으로 인한 시설물 탈락 등 일부 피해 사례 및 고장이 확인됐지만 관련 설비 고장기록 분석 결과 원전 정지와는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섬락’이 발생한 계기용 변압기 및 변류기는 품질보증계획서 등에서 규정한 절차에 따라 구매·검수됐으며, 등급분류(A등급), 품질보증문서, 계약문서 등을 조사해 위변조가 없고 관련 절차를 준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송전선로 등 지지절연체는 일반산업품목으로 품질보증계획서 적용대상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 재발 방지 방안 - 우선 외부에 노출된 변압기 등 설비는 염해로 인한 섬락 방지를 위해 밀폐형 설비로 변경토록 조치했다.

이에 따라 고리 2~4호기, 월성 2~4호기, 한빛 1·2호기 변압기-갠트리타워 구간(약 20m)의 외부 노출 설비는 가스절연모선(GIB)으로 변경키로 했으며, 월성 4호기, 한빛 1·2호기는 염해가 없었지만 이번 사례를 반영해 선제적으로 변경키로 했다.

신고리 1·2호기 수전선로(154kV) 강압변압기 외부 노출부도 GIB로 변경하고, 변경이 어려운 스위치야드 구간까지는 피복선로(CV)로 변경키로 했다. 신고리 1·2호기, 신고리 3·4호기 수전선로(154kV)를 호기별 전용으로 증설키로 했다.

[변경 전]

[변경 후]

또한 태풍 등 자연재해 영향범위를 고려해 사전에 출력감발 또는 예방적 가동정지 등 원전의 안전한 운영방안을 마련토록 했다. 아울러 강풍으로 절연파괴거리까지 움직였던 점퍼선에 대한 늘어짐 정도를 조정하고 움직임을 제한키 위한 지지절연체를 추가 설치(1개→3개)키로 했으며, 손상이 확인된 전력량계, 피뢰기 및 절연체 등은 세정 및 실리콘이 코팅된 제품으로 교체키로 했다.

이와 함께 한전 관리영역에 대해서도 향후 유사한 피해 재발방지를 위해 염분에 강한 재질로 애자를 교체하는 등 설비를 보강하고, 지리적·계절적 특성을 고려해 전력설비의 안전성을 제고해나갈 계획이다.

원안위는 손상부품 교체, 염분제거 등 정상운전을 위한 한수원의 조치가 완료되면 이를 철저히 확인해 원전 재가동을 허용하고, 송전설비 관리 프로그램을 반영한 관련 절차서 마련 등 재발방지대책의 이행계획을 지속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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