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원이 해외 연구진과 공동으로 신물질 개발에 이용되는 기술을 개선하고, 연료전지, 열전체, 초전도체 등 에너지 분야 소재 개발에 활용될 물질을 세계 최초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 온라인판 8월 3일자에 게재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김종경) 중성자과학연구부 이준혁 선임연구원은 미국 알곤국립연구소 존 프리랜드(John W. Freeland), 딜런 퐁(Dillon D. Fong) 연구팀, 위스콘신주립대학교 데인 몰간(Dane Morgan) 연구팀과 함께 원자층을 한 층씩 쌓아 나노미터(㎚) 단위의 박막을 만드는 산화물 분자선 증착 기술을 개선하고, 층상구조 형태의 단결정 란타늄 니켈 산화물(Lan+1NinO3n+1) 박막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란타늄 니켈 산화물은 뛰어난 이온전도성과 촉매반응성을 갖고 있어 전극, 촉매 등의 에너지 분야 소재로 연구가 활발하지만 물질 고유의 특성을 연구할 수 있는 층상구조 형태의 단결정 박막이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의 다결정 란타늄 니켈 산화물은 결정 배열이 불규칙하고 크기가 커질수록 균일한 특성이 나타나지 않아 순수한 특성 연구와 다른 박막 물질과의 합성을 통한 신소재 개발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미국 알곤국립연구소 방사광가속기에 새롭게 설치한 ‘산화물 분자선 증착 장치(Oxide MBE, Oxide Molecular Beam Epitaxy)’를 이용해 산화물 원자층을 쌓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이 과정에서 일부 원자층의 순서가 고정되지 않고 뒤바뀌는 ‘층간 자발적 재배열 현상’을 밝혀냈다. 또한 이 현상을 응용해 란타늄 산화물과 니켈 산화물의 원자층을 쌓는 순서를 의도적으로 조작함으로써 층상구조 형태의 단결정 란타늄 니켈 산화물 박막을 합성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HANARO)의 냉중성자 연구시설에 구축돼 있는 중성자 반사율 측정장치(REF-V) 등을 이용해 이번 연구결과를 층상구조 물질의 구조 변화와 물성 측정 등 신물질 연구에 적용·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준혁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원자층을 보다 정밀하게 조작할 수 있으며, 다른 물질의 합성에도 적용해 기초과학 및 산업 분야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신물질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