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을 3개월 이상 체납해 제한공급 조치를 받은 가구가 올해만 12만호가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전력공사가 2일 이채익 의원(새누리당,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에게 제출한 '주택용 체납가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12만5,000호가 전기료 체납(미납금액 112억 원)으로 전기를 충분하게 공급받지 못했다. 이 가운데 6개월 이상 전기 제한공급으로 생활한 가구는 2,300호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한전은 3개월 이상 전기요금 체납이 이뤄진 순수 주거주택용 사용자의 경우 단전하지 않고 최소한의 전기를 제한공급하고 있다. 전류제한기를 설치해 순간소비전력 660W, 한 달간 약 300㎾h의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데, 이는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생활을 가능케 하기 위한 조치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제한공급 가구와 체납액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2009년 10만9,000가구에 체납액은 123억 원이었지만 2010년 13만1,000가구(147억 원), 2011년 15만1,000가구(166억 원), 2012년 15만9,000가구(175억 원)로 늘어났다. 또 2013년 12만4,000가구(160억 원)로 조금 줄어들었다가 지난해 22만4,000가구에 체납액은 207억 원으로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채익 의원은 “체납요금은 시간이 지나도 경감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한조치된 가정은 전기사용 불편과 체납기간 경과에 따라 늘어나는 요금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겪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의원은 “정부기관, 지자체가 직접 나서서 전기요금을 비롯한 공공요금조차 납부할 여력이 없는 가정을 위한 더 근본적인 지원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송파 세 모녀 사건 같은 비극이 재발치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전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복지할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229만 가구에 2,617억 원의 요금 혜택을 제공했으며, 저소득층에 전기요금을 지원하는 ‘사랑의 에너지나눔사업’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체납가구의 요금부담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하는 실정이다.